[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비리 의혹에 휩싸인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지 투표 승리에 아시아 유치 후보국의 제휴가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신문 선데이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카타르가 월드컵 유치를 위해 FIFA 관계자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폭로에 이어 비리의 핵심인물인 모하메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아시아권 집행위원을 상대로 이 같은 이면합의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함맘 전 회장은 FIFA 집행위원 22명이 참여하는 결선 투표 승리를 위해 투표권이 있는 한국과 일본을 주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함맘 전 회장은 아시아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초반투표에서 탈락한 나라가 FIFA 금지 규정을 어기고 다른 나라에 지지표를 몰아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이 당시 월드컵 개최국 투표권을 지닌 한국과 일본의 FIFA 집행위원은 당시 AFC 부회장이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오구라 준지 당시 일본축구협회장이라고 밝혔다.
함맘 전 회장은 2010년 8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 회의자료에서 “월드컵 유치에 도전하는 아시아 4개국은 초반투표에서 떨어지면 그렇지 않은 나라에 표를 몰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유치운동도 도와야 한다”며 아시아 신청국의 상호 제휴를 제안했다.
이후 오구라 일본 축구협회장은 AFC 회의에서 각국 집행위원에 유치 운동의 당위론을 펴면서 “월드컵 아시아 유치는 아시아 축구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 이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고 신문은 공개했다.
또 정 명예회장은 이보다 앞선 6월 아시아 유치신청국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제휴방안을 타진했으며, 8월에는 함맘 전 회장을 따로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카타르는 아프리카권의 지지를 바탕으로 최종 투표에 오를 것에 대비해 확실한 승리를 위해 다른 아시아 신청국과의 제휴를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맘 전 회장은 이를 위해 AFC 회장 선거 갈등으로 사이가 벌어진 정 명예회장을 2009년 10월 말레이시아로 초청해 극진히 대접하는 등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함맘 전 회장의 측근이 AFC 관계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 명예회장에게 비용에 관계없이 샹그릴라 호텔의 최고급 객실과 최고급 현대차나 벤츠 승용차를 제공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소개했다.
또 정 명예회장은 이에 대한 답례로 2010년 2월 함맘 전 회장의 청와대 방문을 주선했으며, 7월 남아공 월드컵 때는 현지에서 초청연회도 베풀었다고 전했다.
함맘 전 회장은 아시아 집행위원장 공략과는 별도로 타지키스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축구협회에 지원 명목으로 40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이와 함께 카타르가 태국 FIFA 집행위원의 표를 얻으려고 수백만 달러 규모의 석유 거래 협상과 맞바꿨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 FIFA 집행위원회를 통해 경쟁국이었던 한국, 일본, 미국, 호주 등을 따돌리고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유치했다.
하지만, 이후 개최국 선정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의 부정·부패가 개입됐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데이 타임스는 이에 앞선 지난 1일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당시 FIFA 관계자들에게 카타르를 지지하는 대가로 500만 달러의 뇌물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과 편지, 은행 거래 명세서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