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13년 전인 2005년 5월 13일 정오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릉시 구정면 덕현리에 사는 장모(당시 69세) 씨가 얼굴에는 포장용 테이프가 칭칭 감겨 있었고, 손과 발이 묶여 누군가에 의해 피살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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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의 안방 장롱 서랍은 모두 열려 있었고, 장씨의 금반지 등 78만 원 상당의 귀금속도 없어졌다.
부검 결과 장씨의 사망 원인은 기도 폐쇄와 갈비뼈 골절 등으로 복합적인 것이었다.
경찰은 범인이 포장용 테이프로 얼굴을 감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한 뒤 저항하는 장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초동 수사 실패로 이 사건은 십여 년간 장기 미제로 남았다.
이후 세간에 잊힌 이 사건은 2017년 9월 A씨가 유력 용의자로 체포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A씨를 용의자로 지목한 것은 다름 아닌 포장용 테이프에 남아 있던 ‘1㎝ 쪽지문’이었다.
사건 당시에는 지문을 이루는 ‘융선’이 뚜렷하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었는데, 경찰의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을 통해 십수 년 만에 융선을 드러낸 1㎝의 쪽지문은 A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저항하는 노파의 얼굴을 포장용 테이프로 칭칭 감았는데 잘 떨어지지 않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은 뒤 테이프를 맨손으로 떼는 과정에서 범인이 자신의 지문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마침내 경찰은 정씨를 강릉 노파 살해사건의 피고인으로 법정에 세웠지만, 사건 현장에서 35㎞ 떨어진 곳에 살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 현장에 간 적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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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 끝에 A씨 사건을 2018년 1월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피고인의 쪽지문만으로는 유죄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의 판단은 적법하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밝혔다.
무죄 선고 직후 법정을 나선 A씨는 “나는 모르는 사건이다. 죄가 없으니 무죄로 판결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과학수사를 통해 쪽지문이 용의자의 것이라고 밝혀졌는데 무죄라니 믿을 수 없다”며 “부모의 한을 풀어주지 못해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후 검찰은 상고심의위원회를 열고 상고를 포기했다. 상고심의위원회의 외부위원 6명 모두가 ‘(대법원에 상고하더라도) 번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상고 포기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검찰 관계자는 “1·2심 법원의 판단과 상고심의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 상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로써 검찰의 상고 포기로 용의자로 몰렸던 A씨는 무죄가 확정됐고, 노파살해 살해 사건이 끝내 미궁에 빠진 채 장기 미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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