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매출보증 수표'...한국파마, 로수젯 구강붕해정 출사표 따져보니

김지완 기자I 2024.10.11 10:06:21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한국파마(032300)가 로수젯 구강붕해정 개발로 1200억원 시장 선점을 예고했다.

로수젯. (제공=한미약품)


8일 한국파마는에 따르면, 회사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유명한 ‘로수젯’에 대해 구강붕해정 개발에 나선다. 구강붕해정은 입안에 넣으면 물 없이도 빠르게 녹아서 삼킬 수 있는 제형의 약을 말한다.

한국파마는 로수젯 구강붕해정에 대해 렉스팜텍에 개발을, 한국의약연구소에 임상(CRO)을 각각 맡길 계획이다. 한국파마는 허가, 생산, 판매를 담당한다.

고령 고지혈증 환자 많아...구강붕해정 자체가 미충족 수요

한국파마가 로수젯 구강붕해정 개발에 나선 것은 치료제 복용 연령대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파마 관계자는 “고지혈증 환자 가운데 고령자가 많다”며 “이들 중 일부는 정제(알약)를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약 순응도는 환자가 처방된 약물이나 치료 지침을 정확히 따르는 정도를 말한다. 순응도가 높다는 것은 환자가 정해진 용량, 시간, 방법에 따라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순응도는 환자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약물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거나 복용을 중단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질병이 악화할 위험이 커진다. 치료제의 제형이 복용이 간편해지면 복약 순응도가 올라간다.

◇기술적 어려움 있지만 개발성공 자신

문제는 구강붕해정으로 제조하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필름코팅제 전문 제약사의 사장으로 재직 중인 전문가는 “구강붕해정은 입 안에서 빠르게 녹아야 하기 때문에 용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며 “너무 느리게 녹으면 복용이 불편하고, 너무 빠르게 녹으면 취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적인 용해 속도를 맞추기 위해선 약물 조성이나 부형제를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물이 입안에서 녹기 때문에 쓴 맛이나 불쾌한 향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기술”이라며 “특히, 구강붕해정은 쉽게 부서지거나 조작 중 변형되기 쉬운 특성이 있어 물리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파마 관계자는 “회사는 미니 정제(페노코린캡슐), 제형변경(캡슐→정제), 액제류(크리롤, 파마에피나코나졸) 등 다양한 제형의 의약품을 개발했고, 생산 중이다”며 “로수젯 구강붕해정 역시 성공적인 제품 개발 및 출시가 가능하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구강붕해정은 매출 보증 수표

제약업계에서 구강붕해정은 매출 보증수표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대표 사례다. HK이노엔은 지난 2022년 5월 케이캡 구강붕해정을 출시했다. 케이캡 구강붕해정의 출시 첫해 매출 비중이 10%를 넘어섰고, 2년 차에 매출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는 ‘에제티미브(Ezetimibe)’와 ‘로수바스타틴(Rosuvastatin)’ 2개 성분이 복합된 ‘로수젯’은 2015년 한미약품을 통해 첫 출시됐다. 출시 1년 여만에 243억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했다. 이 치료제는 지난해 1788억원 처방 매출을 올리며 국내 제약사 자체 개발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은 원외 처방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미약품 로수젯에 국한된 매출이다. 로수바스타틴+애제티미브 복합제는 현재 국내에서 50개사 151개 품목이 시장에 출시돼 있다. 지난해 유한양행 로수바미브가 처방액 800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 HK이노엔 로바젯, 대웅제약 크레젯 등이 모두 수백 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한해 국내에서 처방되는 ‘로수바스타틴+애제티미브’ 규모가 6000억원에 달한다. 즉, 케이캡 구강붕해정 매출 공식을 대입하면, 로수젯 구강붕해정 매출액은 600억에서 최대 1200억원까지로 가능하단 계산이다.

한국파마 관계자는 “로수젯 구강붕해정은 빠른 출시를 통한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며 “내년까지 로수젯 구강붕해정 임상을 완료하고, 2026년 허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수젯 구강붕해정 품목허가 후 판매를 원하는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위탁생산(CMO)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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