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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동계는 통계 방식의 한계가 커 최저임금 수준 결정에 참고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경총 분석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가 기반인데, 이 조사는 임금과 근로시간의 조사대상 기간이 다르다. 임금은 3개월, 근로시간은 평소 1주간으로 조사한다. 더구나 가구주나 가구원의 ‘응답’을 기초로 하는 탓에 소정 실근로시간, 초과 실근로시간, 휴일 실근로시간 등 복잡한 근로시간이나 임금 수준을 정확히 담아내기 어렵다. 임금을 만원 단위로 기재하는 점도 조사의 한계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최저임금 미만율을 함께 참고한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가구가 아닌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다.인사담당자가 임금대장을 토대로 작성하는 자료가 기초다. 임금과 근로시간 조사대상 기간도 일치하고 임금 역시 천원 단위로 조사해 통계청 기반 분석보다 상대적으로 정확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이 고용부의 이 조사를 기반으로 분석한 최저임금 미만율은 2022년 3.4%로 당시 경총이 분석한 수치(12.7%)와 큰 차이를 보인다. 노동연구원이 조사한 지난해 미만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계는 또 실질임금이 하락한 만큼 최저임금을 높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양대노총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2022년과 2023년 실질임금이 각각 0.2%, 1.1% 하락한 점을 들어 “실질임금 하락으로 저임금 노동자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했다.
업종별 차등적용을 둘러싼 노사 간 공방도 올해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돌봄서비스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경총은 16일 보고서에서 한은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돌봄·보건서비스 종사자가 주로 속한 ‘보건·사회복지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21.7%, 가사·육아 도우미가 분포한 ‘가구 내 고용활동’ 미만율은 전체 업종 중 가장 높은 60.3%에 달했다고 전했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적용은 최저임금 취지에도 맞지 않고, 전체 근로자 임금을 떨어트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최저임금 정책 가이드’(Minimum Wage Policy Guide)를 통해 차등적용 제도를 도입한다면 ‘더 높은 지급 능력’(higher capacity to pay)을 가진 산업에서 더 높은 임금 하한을 설정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