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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오르는데, 국내 상장사 주식분할 후 고전…이유는?

김응태 기자I 2022.06.08 00:10:00

아마존, 주식분할 당일 2% 상승 마감
올해 국내 ''액면분할'' 상장사 9곳 중 8곳 주가↓
"액면분할 효과, 실적 개선 여부에 달려"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등이 주식분할로 주가 부양 효과를 누린 가운데 국내 상장사들도 연이어 주식 쪼개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하자 주가 방어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주식분할에 따른 호재가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기업의 실적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시애틀 아마존고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마존은 20대 1의 주식분할을 실시한 6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99% 상승한 124.7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아마존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알파벳 주가도 1.99% 올랐다. 알파벳은 내달 18일 20대 1 비율로 주식분할을 실시한다. 테슬라 역시 올해 주식분할 시행 방침을 밝힌 가운데 아마존 효과에 힘입어 주가가 1.6%의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에서 주요 업체들이 주가 부양 방안으로 주식분할을 꺼내자 국내 업체들도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선 현대사료(016790)가 오는 22일 주식분할을 시행한다. 분할비율은 5대 1이다.

휴스틸(005010)도 내달 13일 5대 1의 비율로 주식분할을 실시하기로 했다. 동원산업(006040)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과 동시에 오는 9월15일 5대 1의 비율의 주식분할을 예고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식분할에 나서는 상장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주식분할에 나선 상장사는 12곳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 상장사가 11곳, 코스닥이 1곳이다. 지난해 주식분할 결정을 공시한 업체가 21곳(철회 제외)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비슷한 수의 업체가 주식분할을 진행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와 달리 코스피 업체의 주식분할 결정이 늘어난 것도 주요한 특징이다.

상장사들이 연이어 주식분할에 나선 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코스피는 종가 기준 2550선까지 밀리며 올 초 대비 14% 넘게 하락했다. 상장사들은 약세장에 진입하자 투자 계획이나 기업가치 변동 없이 주가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는 주식분할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날 경우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져 주가 상승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분할을 시행한다고 주가 상승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연내 주식분할 결정 후 신주를 상장한 기업 9곳 중 신주 상장일 대비 현재 주가가 오른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단 1곳밖에 없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날 종가는 3만5100원으로 주식분할 시행 당일 종가(3만1400원) 대비 11.8% 상승했다.

이와 달리 나머지 8곳은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주가 하락폭인 가장 큰 곳은 아세아시멘트(183190)로 신주 상장일 대비 30.5% 내렸다. 뒤이어 DI동일(001530) 18.8%, 한미반도체(042700) 12.8% 등의 순으로 낙폭이 컸다. 지아이텍(382480), 신세계(004170)I&C, 광주신세계(037710), F&F(383220), 신영와코루(005800) 등도 신주 상장일 대비 주가가 더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주식분할은 주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할 뿐, 수익성 개선 등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 부양 효과는 계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증시에서 액면분할 후 주가 상승하는 사례가 등장하자 우리나라에서도 액면분할 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지만, 액면분할은 유의미한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액면분할 후 주가 상승 여부는 기업의 수익성 개선 여부에 달렸다”며 “아마존의 주가 상승도 조정기를 거친 후 향후 실적 회복 기대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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