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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도 유리 이후 22년 만의 영구 시드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데 무려 8년이 걸렸다. 신지애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2018·2025년), JLPGA 챔피언십(2018년),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2015·2018년)에서 이미 정상에 올랐고 특히 2018년 한 해에만 일본 메이저 3개 대회를 제패했다. 하지만 일본여자오픈에서만 세 차례 준우승하며 번번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평소 우승 뒤에도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던 신지애가 8년 만에 마지막 퍼즐을 맞춘 뒤 감격의 눈물을 쏟은 이유다.
이번 우승은 기록 면에서도 신지애의 골프 인생에 또 하나의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다. 신지애는 지난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이후 1년 5개월 만에 JLPGA 투어 통산 30승째를 거뒀다. 그는 후도 유리(일본)에 이어 22년 만이자 역대 7번째로 JLPGA 투어 영구 시드권을 손에 넣었다.
신지애의 발자취는 일본에만 머물지 않는다. 2006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고,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그해 3승과 함께 상금왕에 올랐다. 2010년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일본에서는 2008년 요코하마타이어 PRGR 레이디스에서 첫 승을 신고했고, 2014년부터 JL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아 정상급 경쟁력을 이어왔다.
일본여자오픈은 신지애의 프로대회 통산 68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한국 남녀 골퍼를 통틀어 최다승이다. LPGA 투어 역대 최다 88승의 캐시 휘트워스(미국), 같은 무대에서 72승을 거둔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일본 투어 69승의 히구치 히사코(일본) 등과 함께 놓고 봐도 신지애가 쌓은 68승의 무게는 상당하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을 누비며 쌓은 승수라는 점에서 신지애는 세계 여자골프사에 손꼽히는 기록을 세웠다.
신지애의 일본 현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김애숙 KPS 대표는 “신지애는 골프에 미쳐 있는 선수이자 승부사”라며 “단순히 골프를 잘 치는 것을 넘어 상대와의 경쟁을 즐긴다. 일반적인 레벨을 넘어선 세계와 경기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강한 빗 속에서 펼쳐진 최종 라운드는 신지애가 왜 ‘승부사’인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전반까지 3타 차로 밀렸지만 신지애는 13번홀(파4) 15m 장거리 버디를 시작으로 14번홀(파5)과 17번홀(파5)에서 잇달아 타수를 줄여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신지애는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후배들에 본보기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구와키는 올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을 제패했고, 일본 투어에서도 3승을 거둔 일본 여자골프의 간판이다. 신지애는 ‘라이징 스타’ 구와키와 마지막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인 끝에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그는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 퍼트가 홀에 떨어지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뒤로 젖히며 기쁨을 만끽했다.
우승 다음 날까지도 감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김 대표는 “신지애가 오늘 아침 일어나서 ‘꿈인가?’라고 했다”며 “원래는 우승해도 금방 털고 다음을 준비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다음 날 아침까지 여운이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1988년생인 신지애는 어느덧 만 38세가 됐다. 또래 선수들이 대부분 현역 무대를 떠난 가운데서도 여전히 정상급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휴일에도 빠짐없이 체력 훈련을 이어가고, 14년 동안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할 만큼 철저하게 몸을 관리해왔다. KLPGA 투어를 평정하고 LPGA 투어 세계 1위에 오른 뒤에도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일본에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온 신지애의 끊임없는 도전은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신지애는 우승 직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최근 퍼트를 비롯해 경기가 잘 안 풀렸고 그걸 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일본여자오픈으로 아직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가장 기쁘다. 이번 우승을 통해 아직 내가 한계를 넘을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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