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앞서 과세최저한 상향과 손실 이월공제 도입, 거래 유형별 과세기준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안성희 가톨릭대 경영대학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았으며 조형태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김익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공동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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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가액은 거주자의 경우 총평균법으로 계산한다. 내년 과세 시행 전에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은 올해 12월 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가운데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한다. 국내 거래소 밖에서 취득하는 등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50%를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규정도 마련돼 있다. 반면 가상자산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다음 해 이익에서 빼주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현행 250만원인 과세최저한을 납세협력비용을 고려할 경우 최소 600만원,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 기준 등을 고려하면 최대 2000만원 수준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직접 세금을 신고한 경험이 없는 개인이 상당수인 데다 소액 납세자가 대거 신고할 경우 납세자의 신고 비용뿐 아니라 과세당국의 행정비용까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높은 과세최저한을 적용한 뒤 신고·과세 인프라와 해외 거래에 대한 세원 포착 체계가 정비되는 정도에 따라 향후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투자손실을 다음 연도로 넘겨 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이월공제도 필요하다고 봤다. 현행 제도에서는 가상자산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다른 투자소득과 손익을 합산할 수 없고 한 해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익과 상계할 수도 없다.
연구진은 단기적으로 가상자산의 ‘양도소득’과 ‘대여소득’을 명확하게 나누고, 적어도 양도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은 다음 연도 양도소득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양도차익을 별도의 자본이득으로 분류해 과거 금융투자소득세와 유사하게 자본이득 간 손익통산과 이월공제가 가능한 체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가상자산을 팔아 얻는 시세차익과 코인을 빌려주거나 운용해 반복적으로 얻는 수익을 모두 ‘가상자산 기타소득’으로 묶는 것 자체도 재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가격 상승에 따른 처분이익과 렌딩·스테이킹 등 보유·운용 과정에서 얻는 수익은 경제적 성격이 다른 만큼 동일하게 취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두 소득을 분리해 과세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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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취득·양도 또는 대여한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에는 10%의 세율을 적용하고 그 밖의 거래에는 20%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방안으로 국내 거래소를 통한 거래 비중에 따라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는 확정된 정책안이 아니라 국내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연구진이 제시한 세제지원 예시다.
스테이킹(코인을 예치하고 보상을 받는 것), 렌딩(코인을 빌리거나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종의 대출), 에어드롭(이벤트 등을 통해 코인을 무상으로 받는 것), 하드포크(블록체인 프로토콜이 분기되는 것) 등 기존 소득세법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거래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과세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스테이킹의 경우 중앙화 거래소 등에 가상자산을 맡기고 보상을 받는다면 가상자산 대여에 따른 소득으로 보고 보상이 개인 계좌에 배분된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상받은 가상자산이 자동으로 다시 스테이킹되더라도 개인에게 배분된 시점을 소득 발생 시점으로 보는 방식이다.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렌딩은 가상자산을 예치할 때 자산에 대한 통제권과 경제적 소유권이 제3자에게 넘어가는지를 기준으로 양도인지 대여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대여로 인정된다면 원금 반환은 과세하지 않고 렌딩을 통해 받은 보상만 지급 시점의 시가로 과세한다. 반면 유동성풀에 코인을 넣고 LP토큰을 받는 거래는 예치한 자산과 나중에 돌려받는 자산의 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단순 대여보다 가상자산 간 교환, 즉 양도거래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하드포크나 에어드롭처럼 무상으로 가상자산을 받는 경우에 대한 기준도 제안했다. 하드포크로 받은 가상자산은 취득 당시 즉시 세금을 매기기보다 취득원가를 0원으로 설정한 뒤 실제 양도할 때 전체 차익에 과세하는 방안이다. 에어드롭 역시 같은 방식으로 양도 시 과세하거나, 대가성이 있고 시장가격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수령 시점의 시가를 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대체불가능토큰(NFT)과 토큰증권(ST), 스테이블코인 등 신종 디지털자산도 모두 같은 방식이 아닌 개별 특성을 고려해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시됐다. NFT는 대량 발행 여부와 지급수단 기능 등을 기준으로 가상자산 해당 여부를 보다 명확히 하고, 고유성이 있는 NFT의 취득가격은 여러 자산을 묶어 평균내는 방식이 아닌 개별 취득가액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토큰증권은 실질이 증권이라면 일반 가상자산과 마찬가지로 기타소득을 부과하기보다 기초자산에 적용되는 기존 금융상품 세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장기적으로는 처분이익을 별도의 자본이득 체계로 편입해 손익통산과 이월공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개인이 달러 등 외화를 보유하다 환율 상승으로 얻은 이익에는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반면 달러에 연동된 USDT·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팔아 얻은 원화 기준 차익에는 가상자산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나 외화에 1대1로 연동되고 발행가와 같은 금액으로 상환이 보장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 등으로 별도 정의해 일반 가상자산 처분 과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성격을 먼저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과세제도 자체뿐 아니라 세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과제로 꼽았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거래자료 제출과 트래블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만으로는 CARF 미참여국 거래소와 DEX, 개인 간 거래까지 모두 포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탈중앙화 거래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거래소 투자자에게만 과세가 집중될 경우 조세저항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과세 대상자 가운데 직접 세금을 신고한 경험이 없는 개인이 적지 않은 만큼 홈택스와 같은 신고·납부 시스템과 납세 지원 조직을 과세 시행 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가상자산 과세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거래의 국경이 없고 거래내역이 잘 파악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개인들만 투명하게 과세된다는 과세 형평성에 대한 논쟁과 조세저항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거래소 이용을 유도할 수 있도록 세율 차등이나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한편 CARF 미가입국과 DEX·개인 간 거래까지 세원을 포착할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