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럽 주름잡은 셀트리온 램시마SC...시장 석권한 비결

송영두 기자I 2024.02.28 09:58:10
유럽 크론병-대장염학회(ECCO 2024)가 개최된 스웨덴 스톡홀름 스톡홀름매산(Stockholmsmassan) 컨벤션 센터. ECCO 2024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사진=송영두 기자)


[스톡홀름(스웨덴)=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스톡홀름매산(Stockholmsmassan) 컨벤션 센터는 22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 2024)에 참가하기 위해 유럽 전역에서 이분야 의학 전문가들이 모여든 것이다.

이번 ECCO 2024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으로는 셀트리온(068270)이 유일하게 참여했고,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릴리, 애브비, BMS 등 총 28개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특히 ECCO 관계자에 따르면 나흘 동안 약 8000여명의 전문가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뜨거운 열기를 짐작게 했다.

글로벌 제약사 부스에서는 각자 대표 제품 홍보에 열중이었는데, 이 중에서 셀트리온 램시마 SC는 단연 존재감을 뽐냈다. 무대 가운데 지역에 설치된 셀트리온 부스에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해외 기업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램시마SC 연구결과가 발표된 심포지엄에는 500여명의 의학 전문가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22일 스웨덴 스톡홀름 스톡홀름매산(Stockholmsmassan)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ECCO 2024에서 오전 10시 30분 부스가 오픈되자마자 셀트리온 부스(오른쪽)는 램시마SC에 관심을 보인 의학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반면 글로벌 제약사 (시계방향순)화이자, 애브비, 존슨앤드존슨, 다케다 부스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사진=송영두 기자)


특히 주목할 것은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3가지 주제 발표(△인플릭시맙 IV 및 SC의 치료 효능 비교 데이터 △IBD 치료에 있어 점막 치유(Mucosal Healing)의 중요성 △램시마SC 내시경적 치유에 대한 리얼월드 데이터)는 글로벌 석학들이 자발적으로 램시마SC 우월성을 입증한 연구라는 점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연구는 치료 현장에서 직접 램시마SC를 처방하고 있는 전문의들이 스스로 환자에게 좀 더 효과적인 램시마SC 처방을 위해 실증 연구를 한 것”이라며 “이는 그만큼 유럽 지역에서 램시마SC가 가장 보편화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실제로 셀트리온 측에 따르면 램시마 제품군(IV+SC)은 유럽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유럽 주요 시장에서 인플락시맙 오리지널 의약품이자 터줏대감인 존슨앤드존슨 레미케이드를 넘어섰다. 유럽 주요 5개국 시장(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 램시마 제품군 시장 점유율은 2021년 62%에서 2023년 3분기 72%로 확대됐다. 특히 램시마SC의 경우 2021년 프랑스 시장 점유율이 5%에 불과했지만, 2023년 3분기 26%로 치솟았다. 독일에서도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이 17%에서 37%로 증가해, 유럽 주요 5개국 시장 점유율이 6%에서 20%로 급증했다.

램시마가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맥주사(IV)로 먼저 출시된 램시마는 초기에만 해도 글로벌 시장 첫 바이오시밀러로 주목받았지만, 경쟁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차별성을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SC(자가주사제형)로 개발하는 전략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22일 오전 11시 스톡홀름매산 컨벤션 센터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셀트리온 심포지엄에는 염증성장질환(IBD) 전문의 500여명이 참석해 램시마SC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사진=송영두 기자)


이날 만난 백승두 셀트리온 북유럽 법인장은 “램시마SC는 유럽 지역에서 상당히 잘 안착했다고 판단한다. 초기 유럽 시장에 램시마를 출시했을 때는 첫 바이오시밀러라는 상징성이 있었는데, 경쟁 제품들이 나오면서 수많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중 하나로 인식됐었다”며 “램시마SC가 출시되면서 시장이 큰 유럽 지역에서 기회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램시마SC는 유럽 주요 시장에서의 활약과 다양한 연구로 경쟁 제품 대비 차별화 된 경쟁력을 장착하면서 불모지였던 북유럽 시장 선점도 목전에 두고 있다. 글로벌 인플락시맙 시장은 미국 50%, 유럽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유럽 시장 정복을 위해서는 북유럽 진출도 필수적이다. 백 법인장은 “북유럽의 경우 정부 주도 공공 입찰에 참여해야 하다보니 보편적인 치료제로서 인정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 난관을 극복하고 2019년 핀란드에 램시마SC를 첫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며 “올해 2월 약 5년만에 노르웨이에 진출하게 됐는데,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램시마SC가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제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덴마크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램시마SC는 류머티즘 시장도 타깃하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유럽 현지 의료진들로부터 류머티즘 치료 시장에서도 램시마SC가 충분히 성공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설문조사에서 셀트리온은 애브비에 이어 선호하는 제약사 2위로 선정됐다.

22일 스웨덴 스톡홀름매산 컨벤션 센터에 설치된 셀트리온 부스 내 램시마SC 광고 모습.(사진=송영두 기자)


김동규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장은 “램시마SC는 IBD 치료 시장 외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또 다른 적응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류머티즘 치료 시장에 진입했다”며 “현지 의료진들로부터 류머티즘 시장에서 램시마SC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올해 본격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프랑스에서 의료진이 선호하는 제약사 2위로 선정된 것도 앞으로 램시마SC의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램시마 제품군은 인플릭시맙 치료제 중 유일하게 IV제형과 SC제형을 갖춘 치료제기 때문에 현지 의료진들이 선호한다”며 “램시마SC의 점유율 성장에도 글로벌 제약사가 램시마SC에 대항할 경쟁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SC제형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40년까지 제형 특허가 유효해 경쟁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방어할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시장점유율과 매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럽에서의 램시마SC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올해 출시를 앞둔 미국 시장의 성공에 직간접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로 유럽 판매 10년차를 맞이한 램시마는 유럽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인플릭시맙 치료제로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며 “램시마 출시를 통해 셀트리온은 글로벌 전역에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위상을 높이면서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를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대표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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