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이 ‘트러블메이커’라고 부른 지도자를 대만은 선출했다”며 “중국에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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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라이칭더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득표율인 40.1%로 수십년만에 가장 치열한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그를 트러블에이커, 대만분리주의자로 불렀던 중국 정부를 화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이날 총통 당선 연설을 영어로 동시 방송된 점을 강조하며 “전 세계가 이번 선거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동시에 민진당이 친미성향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각인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이칭더와 러닝메이트로 나온 샤오메이친은 부총통 당선인은 라이가 연설을 하는 동안 그의 옆에 서 있었다. 샤오메이친은 미국 주재 대만 대사를 역임했으며 라이칭더보다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민진당의 3연임으로 미중 두 강대국 사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대만 해협의 충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봤다. 실제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후 전직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초당적 대표단을 섬에 파견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와 대만정부가 공식 접촉하는 것을 반대하는 중국의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의 무력 대응을 우려했다. WSJ는 이날 “미국측에선 이날 선거 이후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소식통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또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중국이 어떤 조치를 얼마나 빨리 취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군사 훈련 강화부터 경제 조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압박이 예상된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중국 해군 함정이 대만의 12해리 영해를 침범하거나 드론이 대만 전역을 비행하는 것이 가능한 전술 중 하나”라고 세미나 참석자들의 의견을 대신 전했다. 동시에 “중국이 농·수산물,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대만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인하 유예 계획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유니온대학교 대만학연구소 리젠광 교수는 “이번 결과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있어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봤다.
국제위기그룹(ICG) 중국 선임 분석가 아만다 샤오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시민들이 라이칭더를 뽑은 것은 그의 대중 정책을 지지해서만은 아니다”며 “오히려 국민당이 새로운 지정학적 상황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샤오는 또 “5월 라이칭더의 취임식을 앞두고 중국은 더 큰 압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몇 년간 보였던 대규모 군사훈련보다 무역을 이용한 압박 등이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