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앱지스는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77억원, 영업손실은 5억원인데 4분기에 이란향 애브서틴 물량 약 109억원이 출하될 예정이라 사실상 연간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이수앱지스는 지난 7일 이란의 치료제 및 의료장비 공급업체 파라텝아인(Farateb Ayeen)과 109억원 규모의 애브서틴 400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애브서틴, 중동·북아프리카서 세 확장 본격화
수익개선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이다. 애브서틴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5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누적 매출액(233억원)을 3분기만에 넘어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애브서틴 매출이 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란향 매출이 재개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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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이란 리알화 환율이 급등하며 수입가격이 상승해 이란 측에서 구매요청을 늦췄다가, 환율이 안정되면서 구매요청도 재개됐다. 회사에 따르면 규모가 작아 공시되지 않은 3분기 이란향 매출(38억원)까지 더했을 때 올해 누적 이란향 매출만 총 147억원에 달한다. 3분기 기준 단일 국가로 한국 외 최대 매출 국가였던 알제리 매출(135억원)을 능가하는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지연됐던 물량 이상의 추가공급이 이뤄지며 올해 이란향 매출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란, 알제리 등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성장세에 힘입어 해당 지역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수앱지스가 수출 확대를 노리는 MENA 지역은 애브서틴과 성분이 동일한 사노피 젠자임의 ‘세레자임’ 등이 독과점의 형태를 띠고 있었으나, 이수앱지스가 세레자임 대비 20~30% 낮은 애브서틴 약가를 내세우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국가 입찰 계약 위주로 희귀질환치료제를 공급하는 MENA 지역으로의 수출은 안정성 측면에서 이득이다.
회사는 내년 중 MENA 지역에서 최소 1개국 이상 추가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사는 지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에서 수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들 4개국 중 한 곳일 것으로 점쳐진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생산시설 교체로 원가율이 현행 대비 5~10%포인트 낮아져 가격경쟁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며 “이밖에도 MENA 지역에서 점유율을 더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공략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관전포인트는? “‘파바갈’ 반등·‘치매약’ 기술이전”
흑자구조는 내년을 거치며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매출은 늘고 연구개발비(R&D)는 감소하면서다.
이수앱지스의 매출은 애브서틴과 파바갈, 클로티냅이 삼두마차로 이끌고 있는데, 애브서틴의 선전과 더불어 내년부터는 파브리병 치료제인 ‘파바갈’ 역시 진출국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파바갈은 조건부 허가를 받은 한국과 지난해 이수앱지스로부터 판권을 사간 러시아까지 총 2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러시아 제약사 페트로박스에 지난달 첫 출하가 시작됐는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내년 러시아로 출하가 협의된 물량은 올해 러시아향 초도물량 대비 2배 수준”이라며 “규모는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파바갈의 자체생산을 위해 GMP 시설도 건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러시아 파브리병 치료제 시장 규모를 200억~300억원으로 추정한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향후 의약품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러시아 당국의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러시아에서의 파바갈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파바갈은 미국 제약사 사노피 젠자임의 ‘파브라자임’과 동일성분의 치료제인데, 올 초부터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 러시아가 서구 제약사의 제품을 가능한 한 자국 제품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ISU203’ 역시 연내 연구개발을 계획대로 마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술이전을 타진한다. ISU203은 현재 GLP 독성시험 완료를 앞두고 있다. 회사측은 내년 기술이전 성공을 위해 올해만 4개의 글로벌 학회에 참석하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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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앱지스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연구개발비로만 191억원, 141억원(3분기 누적)을 지출했는데, ISU203에 가장 많이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폭은 160억원, 5억원이다. 내년에는 ISU203의 전임상이 완료돼 R&D 비용이 대폭 감소하게 되면서 약120억원 수준의 연구개발비가 지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ISU203의 기술이전 관련 수익을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도 애브서틴, 파바갈, 클로티냅 매출만으로 내년 흑자 유지가 가능함은 물론, 올해보다 이익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바갈의 경우, 애브서틴 출시를 통해 쌓은 에이전시와의 관계, 영업망 등을 활용할 수 있어 MENA 지역에서의 수출국 확대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IBK투자증권에서는 이수앱지스를 내년 해외시장에서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실적주로 꼽기도 했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희귀질환치료제 특성상 외형성장의 한계가 존재하는데, 이수앱지스는 추가 영업력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MENA 지역 입찰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