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조건은 △원창동 복합물류센터에 대해 대주들이 인정하는 내용과 형식으로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될 것 △연장되는 대출만기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자가 대주들에게 전액 지급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원창동 물류센터 개발사업(인천 남청라 복합물류단지 2차 신축 프로젝트)을 위해 시행사 한원로지스가 일으킨 980억원 PF대출 만기가 오는 5월 30일까지로 약 2개월 연장됐다. 당초 만기는 지난달 27일이었다.
이 사업은 인천 서구 원창동 391-11번지 일원 1만6633.5㎡에 복합물류단지(냉장창고)를 신축 및 매각하는 사업이다. 시공능력평가순위 59위 성도이엔지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복합물류센터는 준공된 상태며 연면적 6만6505.31㎡, 지상 7층 규모다.
한원로지스는 사업을 위해 지난 2020년 11월 하나캐피탈 등 6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980억원 PF대출을 받았다. 성도이엔지가 이 금액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트랜치별로는 △트랜치 A 660억원 △트랜치 B 200억원 △트랜치 C 120억원이다. 각 대출금에 대한 상환우선순위는 트랜치 순서를 따른다.
각 금융기관별 PF대출 약정금액과 장기차입금(PF자금) 이자율은 △하나캐피탈 150억원 5.0% △신한캐피탈 100억원 5.0% △무림캐피탈 50억원 5.0% △DB손해보험 360억원 5.0% △특수목적회사(SPC) 하나원큐로지스비 200억원(트랜치 B) 6.5% △SPC 트러스트리제일차 120억원(트랜치 C) 6.5%다. PF대출 합계는 총 98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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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2가지 조건이 충족돼서 대출 만기가 오는 5월 30일로 약 2개월 연장됐다. 해당 조건은 △원창동 복합물류센터에 대해 대주들이 인정하는 내용과 형식으로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될 것 △연장되는 대출만기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자가 대주들에게 전액 지급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 잔금납부 실패시 시공사 인수할 가능성도
매매 계약도 체결되고, 이자도 지급돼서 대출만기가 연장된 만큼 이 물류센터는 헐값에 처분될 위기를 모면했다. 만약 대출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물류센터가 부실채권(NPL)으로 경매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대차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물류센터인 만큼 NPL로 나올 경우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 물류센터는 신축이라서 기존 임차인이 없고 새로 임대차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저온 물류센터는 공급과잉인 만큼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A급 물류시장 공실률은 10%로, 전년도 대비 약 9%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저온 물류센터 면적의 공실률은 작년 4분기 기준 21%로,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7%)의 3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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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이 물류센터를 리츠로 편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설립된 리츠는 ‘디디아이남청라로지스틱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며,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았다. 디앤디 이전에는 여성 패션 쇼핑앱 브랜디가 물류센터를 1450억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잔금을 못 내서 계약이 파기됐다.
다만 대출만기 연장의 첫 번째 조건인 매매계약이 완전히 체결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일단 만기는 연장됐지만, 디앤디인베스트먼트나 다른 매수자가 잔금을 제 때 내지 못할 경우 시공사 성도이엔지가 인수해야 한다는 것.
대주단 측 관계자는 “한원로지스와 제3자가 물류센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거래가 정상적으로 완료되지만, 그러지 못하면 시공사 성도이엔지가 인수하는 ‘투 트랙’으로 가고 있다”며 “5월 27일까지 잔금 납입이 불확실해지면 시공사가 적극적으로 담보대출을 확인하고 매수 의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