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아직 FDA(미국 식품의약국) 에 승인이 되지 않고 임상 실험 중이던 가장 최근 좌심실 보조장치인 heartmate 3를 삽입했다. 환자는 다행히 잘 회복했으나 좌심실 보조장치는 기계가 심장에 삽입이 되는 것이어서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사용하는 와파린에 의해 머리 출혈이 발생했다. 다행히 머리 출혈이 크지 않아 잘 회복후 항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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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정서에는 다소 안 맞을 수 있는 이 분은 필자가 금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국제 심폐 이식학회에서 만난 환자분이다. 남편과 함께 학회 부스에서 건강하게 좌심실 보조장치를 한채 웃으면서 당신이 있었던 일들을 설명해 주고 원하는 환자들이 있으면 편지를 써주신다고 한다.
물론 환자는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국제 편지가 될 것 이다. 10년동안 참석했던 국제 심폐 이식학회는 작년에는 코로나로 화상회의로 진행돼 올해는 학회가 대면학회로 개최돼 전셰계의 심장 이식과 말기 심부전을 하는 분들을 다시금 만날 수 있었다. 좌심실 보조장치는 2018 년도 10월부터 우리나라에서 보험이 되었는데 그 전에는 기계값만 1억 7천만원 정도 했기 떄문에 일반인은 엄두가 나지 않는 어려운 시술 이었기에 활발히 진행되지 못했다.
지금도 국민 보험 공단에 승인을 얻는 환자에 한해서 가능하며 보험이 될 경우 기계 값이 약 700만원이 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부담은 크게 줄었다. 이 좌심실 보조장치는 심장 이식전 가교로 삽입을 하고 이식을 하거나 위에 환자처럼 말기 심부전에 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최종 치료 요법으로 고려하게 된다.
10년전 필자가 처음 국제 이식학회를 갔을 때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좌심실 보조장치가 활성화 되었던 상태였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좋았다. 가장 최신형인 heartmate 3는 2018년도에 FDA 에 허가를 받아 2021년 10월 기준 전세계 누적 건수는 2만건 이상이고 한국은 70건 정도가 되고 있다. 사실 좌심실 보조장치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이 차지하고 아시아는 일본과 한국, 싱가포르 정도이며 아프리카는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이 미국보다 인구수로도 훨씬 적지만 그래도 의학 분야에서는 그 발전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빠르고 그 성적도 뛰어나다. 처음 2013년도에 국제 학회에서 한국은 그저 김연아의 스케이팅과, 강남 스타일 노래를 아는 정도이고 한국이라는 나라는 그래도 의학적인 부분에서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학회에서 한국의 위치가 정말 많이 커져 있다는 것을 느낀다. 문화적으로도 의사들도 오징어게임도 러닝맨도 보셔서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노래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의료 부분에 대한 발표들이 이미 누적돼 있어 다들 한번쯤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부족하고 해야 할 것들이 많다. 심장 이식 분야에서는 이식후 거부 반응을 확인하는 심장 조직 검사가 그 침습성과 합병증의 발생으로 점차 줄고 있고 대신 유전자 검사나 여러 가지 바이오마커들을 개발 중이고 검사 중인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개의 검사도 가능하지 못하다. 그리고 뇌사자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사후 장기 기증과 적출 (현재 한국에서는 뇌사자의 심장만 적출이 가능하며 기다리는 동안 환자가 돌아가실 경우 심장 적출은 불가능하다) 등은 외국에서 점차 활성화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엄두도 나지 않은 실정이다.
그 외에도 완전 인공심장등 심부전 환자를 위해 활성화할 연구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전세계 이식 전문가들이 모두 모이는 국제 심폐 이식 학회이지만 아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위원들 중 아시아인은 필자 혼자뿐이지만 한국의 많은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어느 아시아 나라들 보다 국제 학회에서 우뚝서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