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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프레너미’ 돌석 작가 “스포츠 만화 통해 사회 변화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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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18.03.04 04:00:00

다음웹툰에서 테니스 웹툰 '프레너미' 2부 연재 중
청소년기 자아 정체성 변화를 테니스 통해 그려내
'강산과 주신이' 2명의 주인공으로 끝까지 긴장감 유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초 정현 선수의 메이저 대회 첫 4강 진출로 전국에 테니스 열풍이 불었다. 테니스 관련 용품의 수요가 늘고 학원 수강생들까지 증가하는 등 테니스는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테니스를 소재로 한 웹툰도 이목을 끌었다.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인 돌석 작가의 ‘프레너미’가 대표적이다. ‘정현 신드롬’ 전부터 연재를 시작해왔던 ‘프레너미’는 역동적인 작화와 짜임새있는 스토리, 스포츠 웹툰다운 ‘성장의 주제’가 절묘히 어우러지며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돌석 작가는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작품 전개로 다음웹툰 독자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다. ‘최고의 테니스 웹툰’, ‘근래 들어 최고의 스포츠 웹툰’이라는 독자들의 댓글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돌석 작가를 만나 ‘프레너미’의 작품 배경과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살짝 들어봤다.

다음웹툰에서 ‘프레너미’를 연재 중인 돌석 작가. 돌석 작가는 ‘프레너미’를 통해 청소년들의 성장을 테니스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사진=돌석 작가)
◇테니스를 소재로 만든 이유에 대해선 1부 후기에 말씀하셨는데요. 다른 유명 테니스 만화들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했는지요.

돌석
:1부 후기에서 언급했듯이 프레너미는 ‘멘탈’이란 부분에 중점을 둔 만화입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특정 캐릭터가 가진 내면의 변화’를 가장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프레너미에서 테니스는 이 ‘내면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레너미에 등장하는 주된 인물들은 대부분 자아 정체감이 형성되기 직전 혹은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청소년기 인물들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청소년들은 이 자아 정체감을 형성시키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능동적인 선택과 결정’에 있어 상당 부분 어른에게 의지하거나, 강요받거나 기타 사회문화적인 현상 때문에 획일화 되는 부분이 강하죠. 이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삼아 각 인물이 ‘코트 밖’에서 양육의 형태, 환경의 영향, 주변인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자아 정체감에 위기를 겪고 그 상처를 지닌 채 ‘코트 안’으로 들어왔을 때의 모습, 그리고 상처를 극복하고 ‘코트 밖’으로 나갔을 때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만화에서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보면 매우 역동적이고 실감 나는 컷들이 많습니다. 스포츠 만화는 이같은 역동성 때문에 그리기 쉽지 않은 장르로 속하는데, 작화부터 스토리까지 무려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는지.

돌석
:사람은 정말 적응의 동물인지 하루에 12시간 이상 앉아 일주일 내내 그림만 그리는 것이 이젠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하하.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을 꼽자면 스스로 한계를 느꼈을 때 오는 불만족스러움인데요. 이게 정말 생각보다 큰 괴로움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프레너미를 매회 올리면서 단 한 번도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표현하자면 1회분의 작업을 시작하고 끝낸 뒤엔 ‘이 정도면 최선을 다한 거야. 고생했어’라는 만족감이 오지만 정작 업로드가 된 뒤에 다시 작품을 보면 ‘아… 이 부분은 진짜 마음에 안드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이지 않았던 미숙한 부분들이 보이게 되더라구요.

결국 스스로 자책하고 이로 인해 짜증이 올라올 때가 정말 많습니다. 성격이 내성적이다 보니 힘든 일이 있으면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스스로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버릇이 남아있어 결국 폭식을 하게 됐고 프레너미 1부가 끝나고 보니 몸무게가 16kg이나 늘어났더군요. 마침 시즌 휴재 기간이 찾아와서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들을 속성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2부로 돌아왔지만 역시나 1부 때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만족은 못 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도 하려고 소식도 하고 운동도 해보지만 잘 안되네요. ㅜㅜ

이야기 전개를 보면 꽤나 긴 호흡으로 만화가 진행될 것 같습니다. 일부 독자들 사이에서도 다소 더딘 스토리 전개가 감질맛 난다는 의견들도 있는데요. 향후 프레너미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 독자들에게 큰 틀에서의 방향만 알려주신다면.

돌석
: 다음온라인 만화공모전 준비 당시 프레너미는 2부 완결로 짤막하게 기획된 만화였습니다. 강산과 주신이 이 두 인물에만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춘 이야기였는데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성은 단조로워지고 인물들이 가진 상황과 역경 또한 에너지가 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프레너미 결말 부분에 있어 독자분들이 느끼실 카타르시스가 약할 것이다고 생각됐고 여러 인물과 사건을 넣어 주신이와 강산의 갈등을 좀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보자 결정하게 됐죠. 앞으로의 진행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금 프레너미는 4부 완결을 예상으로 아직 절반도 풀어내지 않았다는 점과 ‘강산과 주신이의 대변신(?)’이 있을 것 이라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네요.

웹툰 ‘프레너미’의 두 주인공 강산(왼쪽)과 주신이. (그림=다음웹툰)
◇‘프레너미’에서는 두 주인공과 함께 선수로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에게 각자의 사연과 개성이 부여돼 있습니다. 허투루 나오는 캐릭터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굳이 주인공을 두 명으로 배치한 이유가 있는지요.

돌석
:주인공이 2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프레너미는 ‘테니스 단식’을 베이스로 깔고 있기 때문입니다. 1대1의 승부로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시합의 특성상 둘 중 하나의 인물에게만 비중을 많이 주게 되면 독자분들이 읽었을 때 그 재미가 반감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반감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한 인물에게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강하게 심어주게 되면 독자들은 지금껏 만화를 읽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주인공을 응원하고 당연히 ‘마지막엔 희망적이거나 해피앤딩으로 끝나겠지’라는 기대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최대한 분산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프레너미를 진행하면서 ‘강산과 주신이’ 이 두 인물에게 비슷한 분량과 감정이입이 될만한 상황들을 공평하게 나누고 싶었고 독자분들 취향에 맞게끔 강산과 주신이를 선택해 응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죠. 이런 현상이 프레너미의 마지막 부분을 더욱 긴장감 넘치고 예측할 수 없게끔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해 두 명의 주인공을 만들게 됐습니다.

작가님이 ‘프레너미’를 통해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작품 의도)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돌석
:사실 프레너미에는 다양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기자님도 알아내셨듯, 지금껏 프레너미를 읽어주신 독자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이 만화의 패턴에 대해 눈치를 채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프레너미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그 캐릭터들은 고유의 개성과 사연이 들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인범’이라는 인물의 에피소드에서 나인범은 ‘자신이 가진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쏟아야 할 노력과 현실의 벽에 막혀, 모든 잘못을 외부로 돌리는 회피형 인물’ 이었어요. 하지만 강산과 시합하면서 자신이 해내지 못했던 것을 그가 해낸 것을 보고 변화되는 계기를 얻게 됐죠. 이같이 프레너미의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각자 다른 에피소드와 메시지를 가지고 있으며 상호 작용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거나 그렇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으니 재미있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에 테니스 선수 정현씨의 선전으로 테니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현실적인 테니스만화라는 극찬도 많습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에 대해 알려주신다면

돌석:
프레너미를 기획했을 때 당시의 마음은 ‘등이 간지러운데 손이 닿지 않아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긁어주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마음을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할 것 같습니다. 저도 정말 많은 웹툰을 봐왔고 지금까지 보고 있지만 가장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가 ‘특정 장르에 작품이 지나치게 집중된 것이 아닌가’ 라는 점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스포츠 만화는 너무 없네?’라는 접근이 제가 개인적으로 느꼈던 감정엔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헤븐투헬’을 그린 김종훈 작가님께서 그러시더군요.“왜 대한민국에 스포츠 장르가 인기가 없는 줄 아느냐?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젠 건강보다는 멋과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해주신 적이 가장 인상 깊게 남습니다. 생각해보니 지금 대한민국 젊은 남녀들은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하게 금식을 하고 헬스장에 찾아가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기를 합니다. 예뻐지고 잘생겨지고 싶으면 돈을 모아 성형외과에가 성형을 하기도 하고 빚을 만들면서까지 외제차를 몰기도 하죠. 이렇듯 ‘지금 대한민국은 진짜 ‘건강과 아름다움’에서 멀어지고 있고, 이런 사회적 현상이 웹툰을 즐겨보는 젊은층들에게서 스포츠 장르(만화)가 큰 흥미를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물음을 가졌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스포츠를 좋아하고 스포츠 만화를 보고 싶지만 그 수요가 많지 않아서 볼 수 없는 분들이 분명 있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고 이 마음이 프레너미를 기획하고 실현하는데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지금도 ‘프레너미 덕분에 라켓을 다시 쥐게 되었어요’, ‘테니스 배워보고 싶어요’ 등의 댓글들이 작가로서 저를 가장 기쁘고 보람차게 만들어 주는 순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대한민국 만화에서도 보고 싶었는데 볼 수 없었던 장르나 종목을 가지고 만화를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고요. 차기 작품에 대한 정보는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으나, 프레너미 완결 후 바로 원고에 착수할 수 있도록 차기작 기획은 이미 진행하고 있음을 살짝 알려드립니다.;

‘프레너미’에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 외에도 각 캐릭터들의 사연과 내용을 촘촘히 그려낸다. (그림=다음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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