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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덕분에 다시 살아난 묵호등대마을
묵호등대마을에서는 ‘마누라 없이 살아도 장화 없이 못 산다’는 말이 내려온다. 1960년대 묵호항은 활기가 넘쳤다. 오징어와 명태 등을 실은 배가 쉴 새 없이 항구에 들어왔다. 주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항구에 나가 오징어와 명태 등을 지게에 가득 실었다. 그리고 터벅터벅 걸어 달동네 마을로 돌아왔다. 집에서 수산물을 손질해 햇볕 잘 드는 마당 혹은 골목에 널었다. 이 때문에 마을 골목은 온통 질퍽질퍽해 마치 논처럼 보였다고 한다. ‘논골’이란 이름이 바로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고기가 잘 잡히지 않자, 주민들은 살기 위해 정든 달동네를 떠났다.
그렇게 한동안 인적 뜸했던 달동네 마을에 관광객이 찾아왔다. 이는 마을 골목골목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 덕분이다. 논골담길은 묵호등대마을의 논골1,2,3길을 따라 벽화와 마을을 둘러보는 길이다. 발길 닿는 대로 둘러봐도 되지만, 3개의 길이 서로 만나고 헤어지면서 영 헷갈린다. 걷기 요령은 논골1길을 따라 올라가서 등대 앞에서 만난 논골2길로 갈아타고, 2길을 따르다가 다시 논골3길로 바꿔 등대까지 오르는 코스를 선택한다.
출발점은 논골1길 입구다. 논골입구 버스정류장 삼거리에서 묵호등대 이정표를 따라 논곤길 방향으로 60m쯤 가면 나온다. 입구에 커다란 ‘논골담길 논곤1길’ 안내판이 있다. 여기서 조금 가파른 골목길을 올라가면 왼쪽 골목에 ‘머구리와 문어이야기’ 벽화가 있다. 손을 뻗어 문어를 잡으려는 머구리의 눈매가 날카롭고, 살살 약 올리는 듯한 문어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이 그림은 실제 동해안 머구리를 모델로 그렸기에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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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논골1길을 따르면 그물을 손질하는 어민들의 모습을 담은 벽화가 눈에 띈다. 판화 기법을 써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벽화를 지나면 논골2길을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위로 올라가면 묵호등대를 만난다. 논골2길로 갈아타고 다시 골목을 따른다. 힐링하우스 펜션을 지나면 묵호극장을 만난다. 물론 벽화로 그린 극장이다. 논골3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다시 걸작 벽화를 만난다. 눈 내리는 밤하늘 아래의 등대, 마을, 배, 집들이 마치 꿈꾸는 듯하다.
다시 논골3길로 갈아타고 휘휘 골목을 휘돌면 건너편의 달동네가 잘 보인다. 오징어잡이 어선과 다양한 오징어 벽화들을 둘러보고 올라가면, 대망의 등대를 만난다. 논골1,2,3길은 모두 등대가 종점이다. 묵호등대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고전 영화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등대 앞에 영화촬영지를 알리는 비석이 서 있다.
해발고도 67m 동문산에 자리한 묵호등대는 1963년 6월 처음 불을 밝혔다. 회전식 대형등명기가 설치돼 42km에서도 식별할 수 있다고 한다. 등대에 올라 한 바퀴 돌면서 마을과 바다를 둘러보고 묵호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메모
△코스경로 : 논골1길 입구~문어와 머구리 벽화~행복상회~바람의 언덕~논골2길 입구~힐링하우스~논골3길~오징어 벽화~묵호등대
△거리 : 1㎞
△소요시간 : 40분
△난이도 : 쉬움
△문의 : 동해시 문화관광과 033-530-2232
△자세히 보기 :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