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SW) 기반 AI신약개발 플랫폼만으로 돈을 벌기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처럼 신약개발로 성과를 낸 사례가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AI헬스케어 기업, 1분기 투자 감소...신약개발 성과 절실
3일 스타트업 투자 분석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 AI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194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9% 감소했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약 30% 투자금이 줄었다. AI헬스케어 기업 투자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AI신약개발 기업 수도 2022년 약 52곳에서 약 30곳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금이 줄자 회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실제 누적 8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던 스탠다임은 최근 인력을 80명에서 현재 27명으로 축소했고 팜캐드 또한 2022년 93명이던 직원 수를 7명으로 줄였다. 보유하던 현금성 자산이 쪼그라들면서 직원을 대폭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AI신약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플랫폼 기반 AI신약개발 회사들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딥러닝 기반 회사들이 화학 구조를 예측하는 플랫폼 사업을 했었다. ‘케미 인포메틱스’, ‘엑셀리스’ 등 그 당시 잘나갔던 회사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성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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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AI신약개발 플랫폼은 빅테크가 만들고 빅파마가 그것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시행하는 구조다. 이렇다보니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신약개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쌓여 AI 성능이 꾸준히 발전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AI신약개발 바이오텍도 신약개발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리커전파마슈티컬스는 희귀 질환 및 감염병 치료제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AI를 통해 찾아낸 후보물질인 REC-994는 활성 산소종(ROS)을 줄이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화합물이다. 이 물질은 뇌 내 작은 혈관들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변형되어 발생하는 희귀 질환인CCM 병변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왔다.
독소의 글루코실 전이 효소 활성을 억제하여 장내 미생물군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감염을 예방하는 비항생제 기반 치료제 REC-3964의 임상1상도 유효성을 증명한 상태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 3조 1000억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AI헬스케어 기업, 성공 조건은
반면 국내에서는 AI로 도출한 후보물질로 성과를 도출한 기업이 극소수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노보테라퓨틱스가 흉터 치료제 ‘INV-001’로 임상2상에서 효능을 입증한 것이 유일하다. 온코크로스의 경우 급성심근경색 관련 파이프라인인 OJP3101로 임상 2상 진입을 준비했지만 최근 플랫폼 사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파악된다. 온코크로스 측은 한정된 자금을 고려할 때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시기로 단기간 수익 창출이 가능한 플랫폼 사업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신테카바이오도 AI신약개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지만 작년 매출이 약 1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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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AI신약개발 기업 한 관계자는 “1세대 딥러닝 기반 AI신약개발 플랫폼 회사는 거의 다 망하는 분위기다. 후보물질 발굴해주는 플랫폼이라면 5개 중에 3개를 전임상에서 성공시키면 플랫폼 가치가 커지겠지만 아직 증명해 낸 회사가 없다.”라며 “결국 플랫폼으로 지속적인 수입을 내기 어렵다. 미국에서 빅테크들이 거대한 자금으로 플랫폼 사업을 하는데 구글도 플랫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신약개발 회사를 차려서 결국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을 노리고 있다. 플랫폼만 해서는 굉장히 이제 좁기 때문에 결국 신약을 개발해야 하고 신약 후보 물질을 라이센싱 아웃을 하든 직접 개발을 하든 해야 클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