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그로부터 하루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9일 낮 12시 52분께 대구 달서구 송현동 도로의 한 횡단도보에서 남성 A씨(당시 28세)가 5만원권 지폐 160여 장(총 800만원)을 길가에 던지는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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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은 ‘대구 돈벼락 사건’으로 알려지며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음 날인 30일, 대구경찰은 공식 SNS에 글을 남기고 “A씨가 뿌린 돈을 주운 사람이 있다면 양심적 판단에 따라 다시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도로에 고의로 돈을 뿌린 행위는 주인이 돈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에, 지폐를 주워 간 사람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다만 경찰이 돈을 반환해달라고 호소한 것은 바로 A씨의 안타까운 사연 때문이었다.
알고보니 A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는 사건 당시 “돈을 뿌리지 않으면 누군가 나를 죽일 것 같았다”는 생각에 이같은 일을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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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A씨의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바로 행인들이 주워간 돈 800만원이 한 달 만에 모두 모여 A씨에게 전달된 것이었다.
먼저 돈을 주워갔던 행인 6명은 차례대로 경찰서를 찾아 돈을 되돌려주었다. 6명에게 285만원이 수거됐을 때, 당시 돈을 줍지도 않았던 남성 B씨(당시 50대 후반)가 한 언론사를 찾아 500만원이라는 큰 돈을 A씨에게 기부했다.
B씨가 건네고 간 봉투엔 “돌아오지 못한 돈도 사정이 있겠지요. 그 돈으로 생각하시고 사용해 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감동을 안겼다.
B씨의 기부 이후 A씨가 뿌린 800만원 중 15만원이 남은 상황이었다. 그때 당시 40대였던 남성 C씨가 “남은 돈 15만원을 내겠다”며 달서구청 행복나눔센터에 기탁하면서 총 800만원이 채워지게 됐다.
이후 대구지역 기관단체장 또한 기부를 진행해 50만원의 금액이 A씨에게 추가로 더 전달되면서 ‘대구 돈벼락 사건’은 훈훈하게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