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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다친 B씨가 울음소리를 냈음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더욱 격분한 상태에서 친형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둔기로 얼굴과 머리 등을 수십 회 내리쳤다. 결국 B씨는 얼굴과 머리뼈 등이 손상돼 현장에서 숨지고 말았다.
그러나 경찰이 범인을 찾지 못하며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게 됐다. 당시 B씨가 거주한 움막은 외딴곳에 있었으며 인근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범행 현장을 본 목격자가 나오지 않으며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졌다.
사건이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A씨가 자수한 뒤부터였다. 당시 그는 경찰을 찾아가 “친형이 움막을 짓고 사는 걸 못마땅하게 여겨 다른 곳으로 옮겨 살라고 권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며 “죄책감 때문에 견딜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가 친형을 살해한 지 13년 만이었다.
조사 결과 A씨가 범행을 저지른 배경에는 B씨의 주거지에 대한 불만을 품은 상황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형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환경에서 사는 것을 우연히 보고 ‘고향 사람들 보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A씨는 몇 차례 B씨에게 고향이 아닌 지역으로 이사 갈 것을 권유했지만 B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며 A씨는 형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범행하기에 이르렀다.
뒤늦게 재판에 넘겨진 A씨 측은 법정에서 “죄책감에 못 이겨 자수했고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며 “많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턱이 모두 골절되고 치아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잔혹한 범행이었다. 피고인이 13년간 도주했던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사건을 심리해온 1심 재판부는 “당시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 대한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내사 종결된 상태에서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자수했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유족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