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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판다” 태영 일축에도…SBS 매각까지 언급하는 일부 채권단, 왜?

허지은 기자I 2024.09.12 06:48:19

[마켓인]
후순위·소수지분 채권자, 손실 가능성 제기
“필요시 SBS 지분 매각 요구” 예고 했지만
방송법시행령 개정 전엔 인수후보 나오기어려워
태영 측 “일부 악의적 주장…워크아웃 순항 중”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태영그룹이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코비트와 여의도 사옥, 골프장 등의 매각을 마쳤고 연내 태영건설의 주식거래 재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까지 계획된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조기 졸업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단 일각에선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400여 곳에 달하는 채권단 중 중·후순위와 소수지분 채권자는 워크아웃 성과에 따라 손실이 생길 수 있어서다. 그간 산업은행이 주도한 ‘산은식 구조조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이들은 SBS 지분 매각 등 추가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 개정 이전엔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태영건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그룹의 에코비트와 여의도 태영빌딩 매각 작업은 오는 12월 마무리된다. 에코비트 주식 양도예정일은 12월 31일, 태영빌딩 처분 예정일은 12월 27일이다. 태영그룹은 에코비트 매각으로 약 5000억원, 태영빌딩 처분으로 2251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태영그룹은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경주 사업장(디아너스 CC)를 지난 5월 고려시멘트에 3300억원에 매각했다. 용인CC, 상주CC를 담보로 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루나엑스CC와 광명 테이크호텔 등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또 태영건설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관련 지분과 시공권을 GS건설에 양도하는 등 PF사업장 정리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다만 채권단 사이에서는 워크아웃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에코비트 매각대금으로 태영그룹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빌린 대여금을 우선 상환하기로 하면서다. 산은이 에코비트 매각 성사를 위해 스테이플 파이낸싱(매도자 인수금융)까지 나섰지만 당초 예상보다 낮은 2조원대 초반에 매각 가격이 결정된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400여 곳에 달한다. 신용공여액 기준 의결권은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3.3%, 5대 금융지주와 계열사가 28%, 건설공제조합과 같은 조합이 20% 정도로 알려졌다. 같은 채권단 안에서도 선순위, 중·후순위 채권자와 보유 지분 격차에 따른 이해관계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순위·소수지분 채권자들은 SBS 지분 매각까지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2월 에코비트와 여의도 사옥 거래 종결 시점에 자금 유입 경과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어서다. 다만 현행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이 넘는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 10%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 때문에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엔 SBS 지분을 인수할 후보자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개정안 시행 시점도 현재로선 불명확하다.

만약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된 후 최악의 상황에서 태영그룹이 SBS 지분 매각에 나선다 해도 단기간에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10월 YTN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유진그룹은 4개월이 지난 올해 2월에야 방통위 심사를 통과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었다. 3년의 기한을 받은 태영건설 살리기에 SBS 지분 매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도 없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은 태영그룹 차원에서도 몇 년 전부터 추진해오던 사안인데 현재까지 되고 있지 않다”며 “태영건설은 신용등급 회복 후 주식거래 재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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