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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마곡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정도현 라파스 대표이사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란 1997년 마이크로니들 제작 연구논문이 세계 최초로 발표되면서 시장에 등장한 기술로, 1㎜ 이하의 미세바늘로 피부에 의약품을 전달하는 미세구조체를 말한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대중화돼 인기가 높지만 아직 전문의약품(ETC)으로는 글로벌에서 허가받은 선례가 없다. 마이크로니들 ‘한 우물’만 파 온 정도현 대표는 “GLP-1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라파스가 마이크로니들 패치라는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기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GLP-1 성분의 비만치료제는 아직까지 1일1회, 1주1회 형식의 피하주사(SC) 방식이 유일하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그 자체로도 성장할 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도 영역을 넓혀가자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은 최근 먹는 약,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식 등 제형을 바꿔 시장의 미충족수요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패치제 형식의 전문의약품들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GLP-1 의약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임상 1·2·3상에 들어간 케이스가 거의 없고 시판된 전문의약품은 아예 전무하기 때문에 (기존 첩부제 패치 사례를 토대로) 마이크로니들 패치 역시 시장에 침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
접착제와 약물이 함께 발라진 첩부제 형식의 기존 패치제는 화학적으로 피부장벽을 약하게 만들어 약물을 침투시키는 방식이지만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미세바늘이 피부장벽 안으로 아예 들어가기 때문에 최소침습으로 약물 침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작용기전이 다르다. 이 때문에 기존 첩부제 방식 패치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피부 습진 등의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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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 대표는 가격적 이점을 들어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GLP-1 비만치료제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투여하면 위장관을 거치지 않으므로 먹는 약에 비해 생체이용률이 높아 먹는 약보다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또 GLP-1을 비롯한 프로틴 약물은 냉장보관이 필수적인데 마이크로니들로 만들면 상온보관 및 상온유통이 가능해 물류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전문의약품으로의 가능성을 입증하려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지,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12년간 마이크로니들 화장품 사업을 해온 것은 라파스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입증하고 마이크로니들이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라파스는 인간과 가장 피부가 유사한 미니피그로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제의 전임상을 진행했다. 정 대표는 여기서 SC제형의 세마글루타이드와 거의 유사한 생체이용률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임상 1상은 부작용 여부 등 안전성을 1차 지표로 보지만, 기존에 화장품을 통해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했으므로 안전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우리가 이번 1상으로 정말 보고 싶은 것은 사람의 피부에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붙였을 때 혈액에 세마글루타이드가 제대로 흡수가 되는지 여부”라며 “이 데이터를 통해 2상 진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부족함이 있다면 제형개선을 해서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GLP-1을 기반으로 한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시장이라고 본다”며 “세마글루타이드든 티르제파타이드든 그외 다른 이중타깃 기전이든, GLP-1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제 개발이라는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