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IPO(기업공개) 절차를 진행한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외국계 크레디트스위스(CS)도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두산로보틱스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달 말 진행될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다듬는 등 IPO 제반 작업에 착수한다. 또 올 1분기 실적을 토대로 지정감사를 받고, 4분기 공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말 두산로보틱스에 각각 300억원, 100억원을 베팅한 바 있다. 이들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두산로보틱스의 보통주 신주 44만1998주를 주당 9만498원에 인수했다.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4000억원으로, 기존에 모회사 두산을 상대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외부주주를 받아들이며 투자를 유치해 주목받았다. 현재 최대주주는 두산(90.91%)이며, 남은 지분(9.09%)을 두 PEF 운용사가 나눠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랙시스캐피탈은 프리IPO 당시 세 번째 블라인드펀드인 프랙시스밸류크리에이션펀드 2호에서 300억원 전액을 충당했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20년 2월 4905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현재 펀드의 자금을 대부분 소진한 만큼, 새로운 블라인드펀드 조성에도 두산로보틱스의 회수 성과가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역시 PE본부 주도 하에 두산로보틱스에 1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윤준식 프랙시스 대표는 두산로보틱스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 대표는 2013년 라민상, 이관훈 대표와 프랙시스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두산그룹 뿐 아니라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 다수가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의 성장성 역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높은 회수 성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협동로봇 글로벌 M/S(시장점유율) 톱4 업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두산 로보틱스의 22년 매출은 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며 “반면 글로벌 절대적 1위 업체엔 유니버셜 로봇의 매출이 7% 성장에 그쳤고 기타 2~4위 업체들의 성장도 상당히 부진하였기 때문에 협동 로봇 내 글로벌 M/S는 기존 5위에서 3~4위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