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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원년 지노믹트리, ‘방광암 진단키트’로 내년 4.7조 美 진출

나은경 기자I 2022.11.22 10:20:31

요도내시경 대신 소변으로 간편 확인
내년 1분기 LDT서비스 허가 기대
기출시된 경쟁제품보다 민감도 높아
3Q 누적 영업흑자…창사 첫 ‘흑전’ 기대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체외분자진단 기술개발사 지노믹트리(228760)가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방광암 진단키트를 선보이며 4조7000억원 규모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낸다. 앞서 코로나19 수혜로 250억원대 매출을 한꺼번에 낸 지노믹트리는 내년부터는 방광암 진단키트 미국 진출을 비롯해 암 진단 분야에서 정면승부에 나설 방침이다.

◇연말 방광암 진단키트 임상 종료…내년 1분기 美출시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노믹트리는 내년 상반기 중 미국에 방광암 체외 조기진단제품인 ‘얼리텍B’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노믹트리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UCLA 메디컬센터 병리과와 비뇨기과에서 환자 200명 대상 탐색임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이달 중 임상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한달 여 일정이 늦춰졌다.

지노믹트리가 개발한 얼리텍B는 소변으로 검사하는 방광암 진단키트다. 기존 방광암 진단방법은 요도를 통한 방광내시경이었지만 얼리텍B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암 검진을 할 수 있어 출시될 경우 시장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얼리텍B의 미국 탐색임상은 다음달 말 종료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 1분기,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LDT 제도를 통해 판매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LDT(Laboratory Developed Test) 제도란 미국실험실표준인증 제도인 CLIA 제도에 따라 일정 수준의 임상테스트를 통과한 검사실에서 서비스하는 제도다. 별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및 허가절차 전에도 미국 전역에서 자체 개발한 진단 및 검사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얼리텍B’와 경쟁사 제품간 민감도·특이도 비교 (자료=지노믹트리)


지노믹트리에 앞서 미국에서는 얼리텍B처럼 소변으로 방광암을 진단하는 검사키트가 출시됐다. 뉴질랜드 회사 ‘퍼시픽 에지’가 출시한 이 제품은 얼리텍B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떨어짐에도 진단키트 출시 직후 매출이 2년간 100억원 가량 늘었다. 퍼시픽 에지는 미국의 방광암 진단키트 시장규모를 35억달러(한화 약 4조70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지노믹트리는 LDT 제도를 통해 우선 판매를 시작한 뒤 2025년 FDA 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퍼시픽 에지는 자사 방광암 진단키트의 FDA 허가 이후 보험등재가 되면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회사측은 보험등재 예상 시점인 2025년경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얼리텍B는 국내에서도 40세 이상 혈뇨환자 3453명을 대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제조허가용 대규모 확진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방광암 확증임상은 내년 3분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3분기 확증임상 결과가 도출되면 2024년부터는 국내에서도 상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창사 첫 흑전예상…내년부턴 암진단으로 정면승부해야

지노믹트리는 올해 2000년 설립된 이래 22년만의 첫 흑자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11일 발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82억원, 영업이익 79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건강검진 수요가 집중되는 올 4분기에는 건강검진 비수기인 2분기(약 11억원)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매출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지노믹트리의 미국 자회사 ‘프라미스 다이아그노스틱스’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유전체 분석서비스 및 기타 부문에서 3분기 누적 270억원의 매출이 나왔는데 이는 지난해 이 부문 연 매출인 28억4000만원의 약 10배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프라미스 다이아그노스틱스가 획득한 클리아랩(CLIA Lab)과 CAP 인증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미국 전역에 프라미스 다이아그노스틱스가 코로나19 검사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 등록됐다”며 “지난 1분기 여기서만 25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지노믹트리가 코로나19 수혜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 내년부터는 이 같은 수준의 매출 규모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내년부터는 암진단 부문에서 본격적인 성적을 내야 한다”며 “대장암 진단키트 관련 매출이 지속 성장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방광암 진단키트 매출도 예상되지만 당장 내년에는 소폭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얼리텍B’ 개발진행상황 (자료=지노믹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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