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일본과 미국, 중국에서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18개월 동안 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투약군은 위약 투여 그룹보다 인지 감퇴 능력 악화가 27% 억제됐다고 밝혔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오는 11월 알츠하이머병학회에 발표한 뒤, 내년 3월까지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해 FDA에 시험 자료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적인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가격 대비 효능”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레카네맙의 성공 여부는 효능과 가격이었다.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효능만 확실하다고 하면 폭넓게 보험 적용이 되고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데이터만 놓고 봤을 때는 초기 단계를 넘어서는 환자에게도 효능이 있을지는 의구심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발표한 임상 대상 CDRMB(CDRMemory Box) 지수가 0.5인데 이는 지극히 초기 단계 환자를 뜻하는 것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따라서 가격이 어느 정도로 책정될지도 중요하게 된다. 아두헬름이 5만6000달러였는데, 효능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지면서 현장의 외면을 받은 바 있어서다. 이 때문에 올해 1월 가격을 절반 가량으로 깎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두헬름보다 비싸게는 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 다시 힘 얻나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은 아두헬름의 상업적 실패에 이어 지난달 2006년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의 알츠하이머 연구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존폐 위기에 봉착했다.
이 상황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기전으로 설계된 ‘레카네맙’이 긍정적인 3상 탑라인을 발표하면서 같은 기전으로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도 되살아났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데이터 결과로 산업 지형 변화가 예고된 것”이라며 “여기에 로슈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간테네루맙’의 데이터가 올해 말 발표되고,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의 3상이 내년 상반기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관련주는 이미 ‘꿈틀’
국내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있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관련해서 가장 크게 움직인 종목은 예상 밖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였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6.00%오른 8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는 종목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증시 환경에서 돋보이는 상승률이다.
바이오젠과 10년여간 파트너 관계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레카네맙을 위탁생산 할 가능성이 부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올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합작 관계가 끝났지만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허가 승인에 따라 항체의약품 시장 고성장과 함께 CMO 산업의 동반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이오테크 관계자도 “바이오젠 자체 생산은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 등 생산을 잘 할 수 있는 곳에 맡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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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중에서는 아리바이오와 메디포럼이 앞선 업체로 꼽힌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미국 임상 3상이 임박한 상황이다. 오는 12월 첫 환자 투약을 개시한다. 연내 코스닥 상장 절차도 다시 밟을 예정이다. 메디포럼은 국내 임상 2b상을 진행 중으로, 3분의 1의 환자 모집이 이뤄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