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임은 SK케미칼(285130)과 HK이노엔(195940), 한미약품(128940)을 포함한 국내 제약사 4곳과 신약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유럽 빅 파마와도 최근 개발협력 계약을 맺었다. 사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현재 미국 빅파마도 스탠다임과 신약개발 협력을 하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했다.
|
◇‘트렌디함’으로 400여개 AI 신약개발사 중 두각
영국 제약·바이오 전문투자 리서치사인 딥파마인텔리전스(DPI)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AI 신약개발사는 총 395개다. 400개에 가까운 경쟁사 가운데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스탠다임과 신약개발 협력을 맺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진한 대표이사는 망설임없이 ‘트렌디함’이 가장 큰 이유라고 꼽았다.
김 대표는 “AI 신약개발 분야도 유행이 빠르게 바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약후보물질을 만드는 플랫폼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트렌드가 신규 타깃을 발굴하는 쪽으로 이동했다”며 “스탠다임은 신약개발 타깃발굴에서도 엑사이언티아, 인실리코메디슨과 같은 선두 주자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3년 뒤 대세가 될 분야를 탐색하고 대세가 됐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프로젝트를 돌린 덕”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난 2020년 6월 개발이 완료된 신약개발 타깃발굴 서비스 ‘스탠다임 애스크’(Standigm ASK)다. AI 기술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타깃 후보를 도출해내는 이 플랫폼은 신약후보물질 디자인 플랫폼인 ‘스탠다임 베스트’(Standigm BEST)를 개발한 지 불과 20개월만에 세상에 나왔다. 같은 해 스탠다임은 SK㈜ C&C와 협업해 스탠다임 애스크의 데모버전격인 ‘아이클루앤애스크’(iCLUE&ASK) 서비스도 개시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스탠다임 애스크의 일부 기능을 무료로 체험해보면서 협업을 통한 유용성을 사전에 가늠해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3년 후 미래를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차세대 AI 플랫폼을 연구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
◇“똑똑한 AI 알고리즘·자체 데이터 생산능력도 강점”
AI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충분한 빅데이터를 모으기 어렵다는 점이 줄곧 난관으로 꼽혀왔다. 스탠다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강점을 계발해왔다. △공개된 데이터를 가공해 유용한 정보를 뽑아내고 협력사의 데이터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 노하우와 △자체 데이터 생산능력이다. 김 대표는 이 역시 다른 AI 신약개발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유럽 빅 파마와 협력할 때 그 회사가 가진 데이터를 우리가 가진 알고리즘에 태워 보여줬는데 협상 과정에서 이 부분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알고리즘이 유연하지 않으면 데이터가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스탠다임은 그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했다.
전체 임직원의 85%에 달하는 연구자들은 AI 알고리즘을 경쟁력으로 가진 스탠다임의 큰 자산이다. 세 명의 창업자가 만든 스타트업은 8년만에 78명 규모로 성장했다. 이중 AI 전문가가 31명(40%), 생물학자 19명(24%), 화학자 16명(21%)이다. 스탠다임은 스케일업(성장)을 위해 AI 연구자를 더 채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영국 캠브리지, 미국 보스턴에 현지법인을 세운 이유 중 하나는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클러스터에서 고급 AI인력을 더 채용해 규모 확장을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전략적파트너사인 SK케미칼 본사 내 합성연구소(합성랩)를 신설해 자체데이터 생산에도 나섰다. 합성이 가능한 물질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합성랩의 역할이다. 스탠다임이 가진 파이프라인에 특화된 물질과 이전까지 합성 가능성이 평가되지 않았던 신규 물질에 대해 자체 데이터를 쌓아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 자체가 머신러닝 대상이 되는 선순환도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