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6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지난해 미국의 햄버거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일어났다. 만년 3등으로 낙인찍힌 웬디스가 버거킹을 처음으로 따돌린 것. 웬디스가 창립한 1969년 이후 처음이다.
식품업계 조사업체인 테크노믹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웬디스의 판매 규모는 85억달러로 버거킹의 84억달러를 앞질렀다.
웬디스가 버거킹을 따라잡은 비결은 햄버거와 매장의 고급화. 웬디스는 버거킹보다 적은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기존 매장에 고객이 더 찾아오도록 만들었다. 웬디스의 지난해 현재 매장 수는 5800개로 버거킹의 7200개보다 적다.
저렴한 이미지가 강했던 웬디스는 지난해 과감한 매장 리모델링과 메뉴 리뉴얼에 나섰다. 매장 분위기를 현대적이고 통풍이 잘되는 구조로 바꾼 것. 메뉴에도 가격과 품질을 높인 고급스러운 버거를 도입했다. 골칫거리였던 로스트 비프 업체인 아비스(Arby''s)와 제휴를 끊은 것도 과감한 결단이었다.
웬디스의 변화는 요즘 버거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라 볼 수 있다. 패스트푸드 업체가 난립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줄어들고 미국 경제 회복세가 더뎌진 때 따른 돌파구 모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맥도날드도 특히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고급화를 택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내달 18일부터 프랑스에서 프랑스산 소고기와 치즈를 넣은 바게트 버거를 출시할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미각이 예민한 프랑스인들의 입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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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기 위해 버거의 품질을 높였고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지 않는 나이 든 고객까지 사로잡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지난 21일에는 41년간 맥도날드를 이끈 짐 스키너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돈 톰슨이 신임 CEO에 올랐다. 톰슨은 맥도날드의 메뉴 개발과 매장 리모델링, 고객 서비스 개선을 주도한 인물이어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맥도날드는 매장 안에 무료 와이파이(무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갖추면서 부동의 1위를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다.
반대로 버거킹이 뒤처진 데는 경영진과 오너의 잦은 교체로 인해 신메뉴 개발이 부족했고 젊은 층에 너무 의존한 것이 이유였던 것으로 지적된다. 버거킹 역시 맥도날드가 최근 도입한 오트밀 빵을 아침 메뉴로 추가하고, 과일 스무디 테스트에 나서는 등 설욕을 다지고 있어 `버거 전쟁`은 계속 치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