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의 ‘유이크’…콜라겐은 가라, 이젠 마이크로바이옴
1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사 지놈앤컴퍼니(314130)는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UIQ) 매출이 올해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해외 인허가 등록을 완료한 유이크는 2024년 연매출 추정치로 직전연도 대비 4배 늘어난 80억원을 제시했다. 지놈앤컴퍼니는 늘어난 화장품 매출에 신약 방면 기술이전 실적 68억원까지 합쳐 작년 영업적자가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화장품으로 안정적인 매출기반을 세워 본업인 신약사업에도 동력을 얻는다는 전략을 현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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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업체만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 (당사는)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원료를 쓰는 점이 모방불가능한 강점이다. 대부분의 화장품 개발사는 제조, 성분에 대한 내용을 한국콜마와 같은 제조사에 의뢰하는데, 유이크는 지놈앤컴퍼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가 직접 주요 원료를 개발한다. 지놈앤컴퍼니를 원료 공급자로 쓰지 않는 한 유사제품(카피캣)이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이크는 ‘유익균’을 연상시키는 불어풍의 단어로, 피부건강에 ‘유익’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원료는 ‘큐티바이옴’으로, 건강한 피부를 가진 20대 여성의 피부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큐티박테리움 중 피부 장벽 강화에 효과가 있는 것을 선별했다. 피부 상재균 유래물질이라 안전하고, 피부장벽(Filaggrin, Claudin1) 및 항염증(IL-6, IL-8 등) 효능이 있다는 설명이다.
큐티바이옴은 화장품 업계에서 전에 없던 성분이라 해외수출에는 초기에 어려움이 따랐다. 이미 알려진 화장품 성분인 콜라겐 등과 다르기 때문에 독성은 없는지 입증하는 시간이 소요됐지만, 작년 이 같은 절차를 완료했다. 현재 유이크 매출의 40%는 해외에서 발생하며 일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고객은 화장품을 바라는데, 제약바이오사는 이걸 약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컨슈머 입장에서는 매일 편하게 사용하는 피부관리 제품을 원한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때문에 대중적 인지도를 키우려 해당 방면에 정통한 전문가를 영입하고 케이팝 그룹을 모델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유이크 브랜드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컨슈머 사업을 맡을 적임자로 네이쳐리퍼블릭 출신 서진경 그룹장(상무)을 영입했다. 서 그룹장은 화장품 업계에서 20년 경력을 쌓았고 특히 네이쳐리퍼블릭 매장 1호점 시절부터 14년 가까이 재직한 베테랑이다. 코스메틱 업계의 용어와 시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라 해외 바이어들과의 미팅에 나서는 것도 서 그룹장이다.
나아가 2023년 데뷔한 케이팝 보이그룹 ‘라이즈’(Riize)를 모델로 계약했다. 올리브영, 화해 등 국내 화장품 유통 및 리뷰 채널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했고 이를 발판삼아 신세계백화점, 일본 미츠코시백화점 등에서 제품을 소개한 것도 글로벌 뷰티시장 진출을 이루는 포석이 됐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K-뷰티는 대기업이 1등이 아닌 몇 안 되는 영역이다. 화장품 수출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 임대료 비용 등이 소요되어 대기업이 아니면 진행하기 어려웠던 것도 옛날이다. SNS 마케팅만 잘해도 이커머스를 통해 인정 받을 수 있어, 인디브랜드가 다크호스로 등장해 해외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55세 된 ‘새살이 솔솔 마데카솔’, ‘센텔리안24’로 명맥이어…10년새 누적 1조원
제약사 중엔 동국제약(086450)이 마데카솔 성분 크림 ‘센텔리안24’로 화려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회사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센텔리안24는 2015년 론칭 이후 10년만인 2024년 12월 기준 1조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공시되는 보고서상 화장품 매출을 따로 떼어내 보고하고 있진 않으나, 6000억원대 연매출에서 화장품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마데카솔의 브랜드 인지도가 큰 역할을 했다. 동국제약이 1970년에 출시한 마데카솔은 55년이란 기간 동안 ‘새살이 솔솔’ 돋는다는 캐치프레이즈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상처에 바르는 피부재생용 연고로 자리매김했다. 센텔리안24는 마데카솔과 같은 병풀(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을 화장품으로 개발했다는 브랜드 이미지가 모든 연령층에 어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홈쇼핑을 통해 다발묶음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온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화장품이란 입지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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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 관계자는 “일반의약품(OTC) 강자에서 전문의약품(ETC), 뷰티, 생활건강, 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토탈 헬스케어 그룹으로서의 브랜딩을 강화했다”며 “(코스메틱 사업은) 개발자부터 영업전문가, 마케팅 등 각 영역의 인재를 영입했고, 다양한 피부 고민을 가진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센텔리안24만의 차별화된 기능을 갖춘 신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시할때만 해도 당시 다소 생소했던 ‘더마코스메틱’(피부과화장품)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며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았고, 동국제약만의 피부 과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성분과, 핵심 성분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은 더욱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리봄화장품 지분 53.66%를 30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리봄화장품은 26개국에 34개의 해외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어 코스메틱 사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