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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가 폐렴구균 백신 '캡백시브' 美승인...후발 SK바사 영향은?

김진호 기자I 2024.07.03 09:15:27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머크(MSD)의 21가 폐렴구균 예방 백신 ‘캡백시브’(프로젝트명 V116)가 미국에서 시판허가됐다. 화이자의 프리베나 제품군 대비 성인 대상 넓은 예방 범위를 바탕으로 캡백시브의 시장성을 자신하고 있다. MSD가 폐렴구균 시장에서 화이자의 대항마로 자리잡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달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도 21가 폐렴구균 백신 후보물질 ‘GBP410’의 호주 임상 3상을 승인받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회사는 캡백시브와 달리 소아에 최적화된 GBP410가 2027년경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하면 충분히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식품의야국(FDA)가 머크(MSD)의 다당류-단백질 접합 기술로 개발한 21가 폐렴구균 예방 백신 ‘캡백시브’를 성인에게 쓸 수 있도록 시판 허가했다.(제공=게티이미지, MSD)
◇성인 특화 백신 ‘캡백시브’, ‘프리베나20’과 격돌

세계적으로 폐렴구균 예방 백신 시장규모는 약 10조~12조원 사이로 추산된다. 인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침습형 폐렴구균 혈청형은 90여가지다. 폐렴구균 혈청형이 가진 다당류에 운반 단백질을 접합시키는 방식으로 다당류-단백질 접합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다당류-단백질 접합 기술 기반, 폐렴구균 예방 백신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MSD의 두 번째 도전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MSD는 미국 기준 지난 2021년 10월 15가 폐렴구균 예방 백신 ‘박스누반스’를 승인받았다. 당시 이 제품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화이자의 13가 예방백신 ‘프리베나13’ 대비 2종 더 많은 폐렴구균 혈청형을 예방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선 같은 해 6월 화이자가 20가 폐렴구균 예방백신 ‘프리베나20’을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하면서 박스누반스에 대한 주목도는 낮았다. 실제로 프리베나 제품군의 2023년 매출은 64억 4000만달러(한화 약 8조9400억원)였지만, 박스누반스는 6억 65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런데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18세 이상 성인 대상 폐렴구균 예방 용도로 ‘캡백시브’를 승인했다. 다당류 -단백질 접합 기술로 개발한 최다 폐렴구균 다가백신 기록을 캡백시브가 갈아치운 것이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의 역학자료를 분석한 결과 캡백시브가 예방하는 21개 혈청형은 50세 이상 인구에서 나타나는 폐렴구균 감염의 84%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프리베나20이 예방하는 20개 혈청형의 50세 이상에서 감염 비율이 50%대에 머무르고 있다. 장년층 이상 성인에서 캡백시브를 활용하는 것이 났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7월 MSD는 캡백시브와 프리베나20의 비교한 임상 3상 연구 2건을 수행한 결과 성인 대상 예방 능력이 월등히 우수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MSD 측은 “인구 특징을 반영한 캡백시브의 전략이 통할 것”이라며 “특히 50세 이상 성인에서 면역원성을 크게 확보하는데 우리 약물이 가장 좋은 옵션이다”고 자신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캡백시브가 성인 대상 커버력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인 특화 백신을 내세우는 것이 초기 매출확장성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소아 이상 연령까지 적응증을 확장한 프리베나20이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 프리베나 제품군의 점유율을 캡백시브가 얼마나 가져올 지는 속단하기 이르다”고 조언했다.

지난 24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프랑스 사노피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21가 폐렴구균 다가백신 ‘GBP410’의 3상 계획을 호주 의약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사 ‘GBP410’, “소아용 최다 폐렴구균 백신 노려”

한편 국내에서 다당류-단백질 접합 기술 기반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유바이오로직스(206650) 등 2곳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언급한 21가 폐렴구균 다가백신 GBP410의 임상3상을 추진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동종의 15가 다가백신 ‘EuPCV’의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다.

국내사 중 가장 빠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4일 GBP410에 대해 6세~17세 사이 소아 및 청소년 대상 호주 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해당 물질의 3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FDA에 제출 완료한 바 있다. 회사 측은 2027년경 GBP410의 미국 등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스누반스나 프리베나20 등 폐렴구균 예방 백신들은 성인 대상으로 먼저 승인받은 다음, 청소년이나 소아 등으로 접종 연령을 확대해 왔다. 소아와 성인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혈청형이 골고루 포함되면서다. 반면 앞서 언급한 캡백시브는 성인의 폐렴구균 예방에 치중한 혈청형 21가지를, GBP410은 소아 감염 예방에 최적화된 혈청청을 포함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소아로 한정할때 GBP410이 프리베나20 대비 5~7% 더 넓은 예방 범위를 지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폐렴구균에 취약한 유아나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 3상에서 GBP410의 효능을 확실하게 입증하고, 사노피의 글로벌 유통 능력이 더해진다면 매출 신장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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