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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PC방에서 물이 물이 팔팔 끓고 있는 전기주전자를 가지고 다시 화장실로 돌아간 후 바닥에 쓰러져있는 B씨 얼굴에 끓는 물을 부었다. 또 숟가락 1개, 젓가락 6개를 챙겨 나와 B씨 입안에 찔러 넣었다. 경찰은 A씨의 이 같은 행동을 토속적인 신앙 때문으로 봤다.
A씨는 뜨거운 물로 화장실 바닥 핏자국을 지우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 B씨 시신을 비상구로 옮기고 PC방 카운터를 뒤져 현금 15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이때 손님 C씨(22)가 PC방으로 들어섰다. A씨는 C씨도 화장실로 끌고가려해 자칫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뻔했다.
C씨는 A씨 손에서 피냄새가 나자 위급 상황임을 감지하고 거세게 저항했다. C씨의 패딩점퍼와 스마트폰만 빼앗아 달아난 A씨는 C씨의 신고로 사건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번화가에서 검문에 나선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경찰에 검거된 A씨는 유치장 창살과 방탄 유리문을 발로 차 부수고 괴성을 지르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였다. 그는 “억울하니 수갑을 풀어 달라”며 “난민 신청을 했는데 탄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범행 동기를 물어보면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했다.
차후에 밝혀진 범행 동기는 금품 갈취다. 그는 케냐로 돌아갈 비행기표를 구입하려 했지만 수중에 75만원 밖에 없어 곤란에 빠져있었다. 살인까지 하며 A씨가 갈취한 돈은 고작 18만4000원 이다.
A씨는 2015년 7월 강원 인제에서 열린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에 참가하려고 3개월짜리 단기체재 비자를 이용해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자 만료 기한을 앞두고 같은 해 8월께 난민인정 신청 절차를 밟은 A씨는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은 아니었다.
사건 하루 전날 광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월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소란을 피워 광주 북부서에 연행됐다. 경찰은 그를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했으나 난민 신청을 한 것이 확인돼 풀려났다.
그는 난민법에 따라 6개월간 월 30만∼40만 원의 체류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주택, 북구 용봉동 원룸에서 생활했다. 그는 동포들을 폭행해 주한 케냐대사관에 신고까지 됐다.
난민 신청은 정치적 사유, 종교·인종 탄압 등 인도적 이유로 할 수 있지만 경찰은 A씨가 “돈을 벌기 위해 난민 신청을 했다”고 진술한 만큼 불법체류 연장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봤다.
당초 검찰은 A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정신감정 결과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A씨는 살해 동기를 법정에서도 진술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케냐와 대한민국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지만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화장실로 유인해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손괴하고 금품을 훔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피고와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 생명을 잃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유족 등은 큰 정신적 상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런 상황에도 A씨는 유족과 합의를 하지 않는 등 피해회복을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질타하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