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는 지난 2일 오후 6시 11분 ‘VM202-ALS’ 임상2a상 톱라인 데이터를 공시했다. 이중맹검, 위약 대조 방식으로, ALS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엔젠시스(VM202)와 위약은 2대 1 비율로 배정됐다.
이번 공시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유효성’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상 임상2상부터는 안전성과 함께 유효성을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헬릭스미스 측은 안전성 조사가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유효성은 탐색적(exploratory) 지표로만 설정됐고 이 때문에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임상시험정보사이트인 크리니컬트라이얼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2차 지표로 유효성을 측정할 수 있는 10가지 평가지표를 설정해놨다. 여기에는 근육 기능, 근력 변화(HHD,ATLIS), 임상학적 변화(PGIC, CGIC) 등이 포함됐다. ‘통계값(P값)’을 도출하기는 어려워도 각각의 유효성 지표들이 일관적인 개선 경향성을 보였는지 여부는 밝힐 수 있지 않냐는 반박이 나온다.
한 임상 전문가는 “원래 18명만 데리고 탐색적으로 보기로 한 거니 헬릭스미스 주장대로 P값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이건 상업용을 위한 임상이지 연구자 주도 임상이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안전성 뿐 아니라 유효성도 입증해 신약을 출시해야 하는 건데, 이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임상에 자신이 없다는 것 말고는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헬릭스미스에 정통한 한 임상 전문가도 “물론 ALS 특성상 환자 수가 많지 않고 희귀질환이다 보니 2상에서도 안전성을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2차 평가지표인 유효성과 관련한 설명이 다 빠진 것은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석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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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연구 계획에서도 유효성을 평가하겠다는 내용은 찾기 힘들다. 후속 임상을 통해 안전성 평가를 한 번 더 하겠다는 언급만 있을 뿐이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시가 혼란만 부추긴다는 성토가 나왔다.
공시가 나간 후 종목토론방에는 “유효성 관련해 따로 설명을 해달라” “임상2a상에서 유효성 수치가 잘 나왔다면 이미 공시에서 설명했을 것” “유효성이 답인데 거기에 초점은 없어 안타깝다” “주주들과 하는 수수께끼. 주말 동안 해석하라고 수수께끼 내준 거냐” 등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유효성 자체 평가가 이번에 어려웠다. 주 평가 지표 자체도 안전성이다”라며 “유효성도 평가했지만 후속임상을 위한 탐색적 지표로 참고만 했다. 공시와 보도자료가 말씀드릴 수 있는 최대 정보다”라고 말했다.
앞서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6월 16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ALS 주사의 안전성과 주사 후 유효성의 탐색적 평가를 목적으로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4월 18일 임상 목적을 ALS 주사 안전성 평가와 주사 후 근육 기능의 변화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기대 효과에 대해서도 변경 전 임상계획서에서는 ‘유효성 개념이 정립되는 경우 2b상 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한 후 3상 시험을 통해 치료적 확증을 얻을 계획’이라고 했지만, 변경된 임상계획서에는 관련 내용이 모두 빠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올해 4월 승인 받은 임상은 연장 연구를 위해 별도로 승인받은 임상”이라며 “거래소 지시에 따라 새로운 공시가 아닌 기존 공시에 기재정정 공시를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