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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나라에는 3대 곰탕으로 불리는 것들이 있다. 나주곰탕과 해주곰탕, 그리고 현풍곰탕이다. 이 중에서 말간 국물은 나주곰탕이다. 나주곰탕이 말간 이유는 고기로만 국물을 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설렁탕은 사골만 우려낸 국물이고, 곰탕은 소의 뼈와 덩어리 고기들을 한꺼번에 넣고 삶아낸 국물이다.
3대 곰탕 중 나주곰탕은 가장 널리 알려졌고, 정착됐다. 맛도 맛이지만, 영양도 최고여서다. 만드는 방법도 독특하다. 아궁이에 솥단지 걸어놓고 소뼈를 고아 낸 물에 쇠고기 양지와 내장을 뭉텅뭉텅 썰어 넣은 뒤 다시 오래오래 고아 낸다. 이후 맑은 국물을 기름기 좔좔 흐르게 지은 쌀밥에 넣어 뚝배기에 가득 담아낸다.
나주곰탕의 유례도 독특하다. 평야 지역의 농축산물과 해안 지방의 해산물들이 위쪽 지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나주로 모여들었다. 이 때문에 나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오일장이 형성되었고, 오일장에서 소를 잡은 뒤 나온 내장과 고기로 육수를 낸 것이 나주 곰탕의 시초가 되었다.
나주곰탕은 소뼈를 우려내는 일반 곰탕과는 달리 소뼈를 적게 넣고 양지나 사태 등 좋은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기 때문에 맛이 짜지 않고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무, 파, 마늘을 많이 넣기 때문에 고기 누린내도 없고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하다.
여기에 나주곰탕의 맛의 비결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토렴이다. 토렴은 밥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일을 반복하는 것. 뚝배기에 밥과 고기를 담은 뒤 설설 끓는 가마솥 국물을 떠서 서너 차례 토렴을 한 다음 손님상에 올린다. 그렇게 하면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깊게 배어들어 맛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또 토렴 과정을 거친 뒤 계란지단과 대파를 올리고 푸짐하게 쌓인 머리 고기와 양지는 담백하면서도 풍성한 맛을 더해준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제대로 맛볼 차례다. 나주곰탕은 김치와 시원한 깍두기와 궁합이 맞다. 뜨거운 국물에 이 두 반찬이 어우러진다면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을 정도. 기호에 따라 깍두기 국물로 간을 해 먹는 것도 좋고, 쫄깃한 수육에 소주 한잔 곁들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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