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수영 휴온스글로벌(084110) 대표이사 사장은 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휴온스가 ‘1조클럽’에 차질없이 가입하기 위해 올해는 도약의 발판을 다지는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휴온스그룹은 지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8%가 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제약업계의 신흥강자로 급부상한 대표 제약사로 평가된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에도 매출은 전년비 11% 늘어난 5799억원을 달성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올해도 휴온스그룹은 두자릿수 매출성장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룬 만큼 이제는 확장된 사업 영역을 정돈하고, 경영 시스템 측면을 정비해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한 그룹 재편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해 매출 상승을 견인해 나갈 방침이다.”
송대표는 “더 큰 성장,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래 대응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면서 “세계적 경영 흐름에 맞춰 휴온스그룹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퀀텀점프(대도약)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에 커진 덩치에 걸맞게 휴온스(243070)는 회사의 비전과 사업방향은 물론 이익도 주주들과 적극 공유해 나가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미 휴온스 그룹의 대대적인 조직재편은 상당부분 진척되면서 속도를 내고있는 상황이다. 제약업계에서 ‘스피드 경영’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휴온스 그룹의 명성에 걸맞는 신속 경영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실제 지난 1월에는 건강기능식품 사업회사 2곳(휴온스네이처, 휴온스내츄럴)을 합병해 휴온스푸디언스가 출범했다. 이어 2월에는 의료 관련 기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회사(휴온스메디케어, 휴온스메디컬)를 휴온스메디텍으로 통합했다. 이달 초에는 화장품 부자재 사업을 하는 휴엠앤씨가 유리용기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휴베나를 흡수합병해 헬스케어 토털 부자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는 “‘토털 헬스케어 그룹’을 목표로 인수·합병(M&A)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확장된 사업 영역들을 재정비한 것”이라면서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이자 성장성을 주목받고 있는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영역에서 역량을 모아 경쟁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그는 조만간 출시 예정인 ‘남성 전립선 건강 유지 기능성’ 개별인정을 획득한 ‘사군자추출분말’ 제품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대표는 “전립선비대증은 수요가 크지만 비뇨기 질환 특성 상 병원치료에 소극적인 환자가 많다”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제 장기 투약에 따른 부작용 걱정에 건기식 같은 예방의학이나 보완요법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남성 전립선 건기식 시장에서 이 제품을 게임체인저로 키워낸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송대표는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과는 한양대 산업공학과 동문지간이다. 두 사람 모두 1983년 이 과에 입학한 동기다. 송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컨설팅에 근무할 당시 평소 수시로 윤회장에게 경영자문을 해주면서 두터운 신망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인연이 계기가 돼 윤회장은 올해 초 전문경영인 체제를 휴온스그룹에 본격 도입하면서 송대표를 휴온스글로벌 및 휴온스 대표이사로 전격 영입하게 된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전략)’이야말로 휴온스그룹의 도약을 이끌어온 1등 공신이다. 대부분 제약사들이 외부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중심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달리 휴온스는 실질적으로 공동 신약개발에 중점을 두면서 성과를 내고있다.”
송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오픈 이노베이션은 필수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휴온스 그룹사 가운데는 휴메딕스가 오픈 이노베이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휴메딕스는 제넨바이오(072520), HLB제약(047920), 키네타, 지투지바이오, 엑소스템텍 등 연구개발(R&D) 전문 회사들과 공동 연구개발 또는 파이프라인 도입 계약을 체결, 오픈 이노베이션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송대표는 대학 졸업후 삼성전자에서 근무할 당시 일본 지역전문가로 1년간 파견나간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때 익힌 일본어 실력을 발판으로 삼성전자를 나와 일본에서 25년간 거주하며 SAP재팬, NTT, PwC컨설팅 재팬 등에서 일했다. 한국에 귀국하기 전에는 딜로이트컨설팅재팬에서 최고경영자로 근무했다.
“딜로이트컨설팅재팬에서 일할때는 내가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외국인에 대한 텃세가 심한 일본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최소 2배 이상 일해야 했다. 그 절박함이 모든 단점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설악산을 수시로 등반한다는 송대표는 “휴온스그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을 자신이 정복해야할 “마지막 정상”이라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