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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하이 시즌' 김민선 "4년 동안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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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기자I 2026.09.21 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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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우승
첫 한 시즌 다승…대상·상금랭킹 3위
"샷 다루는 능력·코스 매니지먼트 좋아져"
"직접 응원 와주신 할머니가 우승 원동력"
"퍼트·쇼트게임·흔들리지 않는 멘털 성장 과제"

[안산=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특급 대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민선(22)이 “어떤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더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선.(사진=KLPGA 제공)
김민선.(사진=KLPGA 제공)
김민선은 20일 경기 안산시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결국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김민선은 2위 장은수(8언더파 280타)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3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김민선은 비교적 늦게 빛을 보기 시작했다. 데뷔 첫해에는 동기인 황유민, 방신실, 김민별 등이 주목받은 가운데 신인상 포인트 4위를 기록했고, 2년 차까지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기다리던 첫 승은 지난해 4월 덕신EPC 챔피언십에서 나왔다.

올해는 일찌감치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고했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준우승 한 차례와 3위 한 차례 등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랭킹 4위를 달렸다.

이번 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 총상금 15억 원으로 가장 큰 상금이 걸린 데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민지 리(호주), 일본의 쌍둥이 자매 이와이 아키·치지, 쩡야니(대만)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전한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민선은 이로써 생애 처음으로 한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자신의 최고 시즌을 새롭게 써 내려갔다.

순위도 크게 뛰었다. 우승 상금 2억 7000만 원을 받은 김민선은 시즌 상금 9억 2655만 원을 쌓아 상금랭킹을 4위에서 3위로 끌어올렸다. 대상 포인트에서도 90점을 추가해 333점으로 10위에서 3위까지 도약했다. 김민선이 상금과 대상 포인트에서 모두 3위까지 올라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민선은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어려운 골프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성적이 훨씬 잘 나와서 뿌듯하다”고 웃었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 경쟁에는 크게 마음을 두지 않았다. 그는 “상금랭킹 1, 2위가 격차가 너무 나다 보니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보다는 나만의 커리어 하이를 쌓는 시즌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민선은 자신의 성장을 단순한 샷의 변화가 아닌 ‘골프를 풀어가는 능력’에서 찾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샷을 다루는 능력과 코스 매니지먼트가 좋아졌다”며 “티박스에서 홀까지 어떻게 공략할지를 많이 생각한다. 티샷도 무조건 페어웨이만 보고 치는 게 아니다. 그런 코스 매니지먼트가 성장하면서 한 시즌 2승까지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헀다.

이어 “4년 동안 한 순간도 성장하지 않은 적 없이 꾸준히, 천천히 성장해 왔다”고 돌아봤다.

김민선.(사진=KLPGA 제공)
김민선.(사진=KLPGA 제공)
177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시원시원한 스윙은 김민선의 트레이드마크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거리 226.74m로 장타 부문 17위에 올라 있으면서도 페어웨이 안착률 69.86%로 24위를 기록할 만큼 거리와 정확성을 두루 갖췄다.

무엇보다 김민선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아이언 샷이다. 올 시즌 그린 적중률 77.69%로 KLPGA 투어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컴퓨터 아이언 샷’이 위력을 발휘했다. 3라운드 어프로치 샷 이득타수에서 전체 1위를 기록했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이 부문 4위에 오르며 우승 발판을 놓았다.

최종일에도 김민선의 정교한 샷과 한층 단단해진 경기 운영 능력이 빛났다. 통산 20승의 박민지와 LPGA 투어 루키 황유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의 추격을 받으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오히려 격차를 4타까지 벌려 완승을 거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번홀(파4)에서 보기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2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했다. 이후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앞세워 격차를 벌렸다. 7번홀(파4)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를 잡았고, 8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80cm에 붙여 연속 버디를 잡았다.

11번홀(파5)에서는 1.2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데 이어 12번홀(파3)에서는 7m 거리의 버디 퍼트까지 집어넣으며 4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경쟁자들이 오히려 타수를 잃으면서 한때 격차는 5타까지 벌어졌다. 승기를 잡은 김민선은 이후 남은 홀을 파로 막아내며 여유 있게 우승을 확정했다.

김민선은 “바람이 많이 불거나 좁은 코스를 좋아하고, 핀 위치에 맞춰서 공략하는 것도 좋아한다”며 “파 세이브하기 좋은 곳, 큰 실수가 나오지 않을 만한 위치로 공을 보내려고 했던 게 잘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최근 퍼트 연습을 많이 한 것도 이번 대회에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선.(사진=KLPGA 제공)
김민선.(사진=KLPGA 제공)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스스로는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특히 퍼트와 쇼트게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다음 성장 과제로 꼽았다.

김민선은 “4년째 퍼트와 그린 주변 쇼트게임 보완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도 해봤고, 단독 선두인 상황에서 우승하거나 타수 차를 많이 벌려 우승하는 등 여러 경험을 쌓았다. 이제는 더 단단해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잘 헤쳐나가는 선수, 멘털적으로 더 성장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승 현장에는 특별한 손님도 있었다. 김민선의 할머니가 오랜만에 대회장을 직접 찾아 손녀의 우승을 지켜봤다.

김민선은 “어릴 때 할머니, 할아버지와 오래 같이 살아서 나에게는 엄마, 아빠만큼 소중한 존재”라며 “할머니가 대회장에 자주 오시지 못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오셔서 응원해주셨다. 우승까지 해서 기분이 정말 좋다”고 미소 지었다.

남은 시즌 목표 역시 ‘꾸준한 성장’이다. 김민선은 “컷 탈락 없이 꾸준히 ‘톱10’에 드는 것이 목표”라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6개 대회가 남았는데 그 안에서 우승을 하나 더 하면 좋겠다. 꾸준한 리듬으로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선은 해외 무대로도 향하고 있다. 지난달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출전은 김민선에게 자신의 골프를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그는 “샷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향 언니의 퍼트를 보면서 정말 많이 노력하고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시야를 한 단계 키워준 대회였다”며 “나는 해외 대회를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 출전하고 싶고 새로운 도전도 많이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선과 할머니.(사진=KLPGA 제공)
김민선과 할머니.(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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