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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집을 사려던 사람이 매수를 포기하면 주거공간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매수를 미룬 사람은 결국 전세나 월세를 찾아야 한다. 즉 금리 인상은 매매수요를 줄이는 동시에 일부 수요를 임대수요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서울처럼 주택 수요가 꾸준한 지역에서는 이 같은 수요 이동의 파장이 더욱 클 수 있다. 주택을 구매하기에는 대출금리가 부담스럽지만 당장 서울에서 거주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지금 사기보다 기다리겠다는 수요가 늘어날수록 그동안 매매시장에 있던 수요가 전세와 월세 시장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결국 매매시장에서 이탈한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전세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문제는 서울의 임대시장 역시 공급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2025년 12월 조사한 2026~2027년 입주예정물량을 보면 이러한 구조적 부담이 드러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정비사업 1만6510가구, 비정비사업 1만648가구 등 총 2만7158가구다. 그런데 2027년에는 총 1만7237가구로 줄어든다. 1년 사이 약 9921가구, 36.5% 감소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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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금리 상승은 임대인에게도 부담이다.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보유한 임대인은 금리가 오를수록 금융비용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금을 받아 자금을 운용하는 것보다 월세를 통해 매달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전세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받는 반전세 형태도 확대될 수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같은 보증금을 빌리더라도 이자 부담이 커진다. 전세보증금 5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할 때 금리가 3%에서 4%로 1%포인트 상승하면 연간 이자 부담은 단순 계산으로 500만원 늘어난다.
결국 금리 상승은 임대시장을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동시에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수요 측에서는 매매를 미룬 사람들이 전월세 시장으로 이동하고, 공급 측에서는 금리 부담을 느낀 임대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면서 임대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서울의 입주물량까지 2027년에 크게 감소한다면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을 단순한 집값 하락 요인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매매시장에서는 거래가 얼어붙을 수 있다. 매수자는 높은 이자 부담 때문에 관망하고 기존 집주인은 가격을 낮춰 팔기보다 버티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핵심지역처럼 수요가 꾸준하고 공급이 제한된 곳에서는 가격보다 거래량이 먼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임대시장에서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매매를 미룬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이동하고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며 임대인의 월세 전환 유인까지 높아진다. 매매시장의 냉각이 임대시장의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는 것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주택가격은 안정되는데 주거비는 상승하는 상황이다. 집값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전세 물량이 부족해지고 월세가 오른다면 무주택자의 실질적인 주거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주택가격 안정과 주거비 안정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정책 역시 매매가격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금리를 통해 과도한 레버리지와 투기수요를 관리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금리는 주택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매매수요를 억제하면 그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서울에서는 실제 공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시 자료에서 확인되듯 올해 2만7158가구였던 입주예정물량이 내년 1만7237가구로 감소한다면 금리 상승기에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는 수요를 받아낼 공급 여력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공급을 확대하고 발표된 공급 목표가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도록 사업기간을 단축해야 하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공급계획의 숫자가 아니라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필요한 시점에 실제 주택이 들어오는가다.
금리 3% 시대에 주목해야 할 것은 집값뿐 아니라 그 충격이 전월세 시장에 번지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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