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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률 차이, R&D 전략이 갈랐다
명인제약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잇몸약 이가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업계에서는 CNS 치료제 분야 강자로 평가된다. 항우울제, 조현병 치료제, 치매 치료제 등 200여 종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제네릭(복제약)이다. 다만 특허 만료 의약품에 대한 우선판매권 전략과 제형 기술을 활용한 개량신약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혀왔다.
같은 CNS 분야 1, 2위를 다투는 환인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약 2596억원으로 명인제약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8.3%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매출 1243억원, 영업이익 8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4%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제네릭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동일하다. 명인제약이 공개한 200여 종 제품 라인업을 보면 치료제 라인업 가운데 상당수가 제네릭이다. 정신신경용제·순환계용제·치매치료제 등 대부분이 기존 성분 기반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허가받은 제품 목록에도 트라린정(항우울제), 레피졸정(조현병), 명도파정(파킨슨병) 등 오리지널 신약보다는 제네릭이나 제형 개선 개량신약이 대부분이다.
환인제약 역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전체 매출 80% 이상이 정신신경용제에서 나왔다. 해당 품목에는 쿠에타핀(쿠에티아핀 성분), 에프람(플루옥세틴 성분)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 약물은 이미 특허가 만료돼 국내 제네릭 시장에서 다수 판매되고 있는 계열이다.
그럼에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환인제약의 2024년도 사업보고서 상 연구개발비용 항목을 보면 연구개발비는 약 236억원으로, 매출액의 9.1%에 달한다. 최근 3년 간 9~11%대를 유지하면서 중견 제약사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명인제약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09억원으로 매출 대비 4.0%다. 연구개발 전략 차이가 영업이익률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비용 구조를 세부적으로 보면 차이는 더욱 분명하다. 명인제약의 2024년 판매관리비는 764억원으로 매출 대비 28.3% 수준이었는데, 이 중 경상연구개발비는 37억원(매출 대비 1.4%)에 불과했다. 환인제약은 같은 해 판매관리비가 723억원(매출 대비 26.5%)인데, 경상연구개발비만 77억원(매출 대비 2.8%)으로 명인제약의 두 배 수준이었다.
경상연구개발비는 기업이 자체 연구조직을 통해 인건비와 실험비, 소모품비 등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영역이다. 기업의 ‘상시적 R&D 체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환인제약의 경우 단기 수익성을 희생하더라도 지속적인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신약 임상 힘쓰거나, 개량신약 집중하거나
두 회사는 연구개발 성격도 다르다. 환인제약은 조현병 치료제 리갈라(Reagila), 항경련제 제비닉스(Zebinix) 등 해외 기업으로부터 도입한 신약 후보를 국내 임상 단계까지 끌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뉴론(Newron)과 협력해 조현병 치료제 에베나마이드(Evenamide) 국내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자체 오리지널 신약은 아니지만, 임상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확보하며 신약 개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명인제약도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파킨슨병 복합제 팍스로야(P2B001), 조현병 치료제 에베나마이드(Evenamide)를 기술도입 해 국내 임상과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자체 연구소에서는 방출제어형 제제, 구강붕해정, 패취제 등 제형 개선 기술을 활용한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개발비 비중은 낮지만 안정적 수익성을 기반으로 제네릭·개량신약 중심의 사업 모델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즉 환인제약이 신약 임상과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해 장기 성장성을 노린다면, 명인제약은 제네릭과 개량신약에 기반해 고수익 구조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네릭과 개량신약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 전략을 이어가면서, 펠렛 제형 기술을 기반으로 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 매출 저변을 넓히고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