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美관계사 레졸루트 "계열 내 최초 고인슐린증 신약 연매출 1조 달성"

신민준 기자I 2024.11.05 09:05:12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레졸루트는 한독(002390)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계열 내 최초(First in Class) 선천성 고인슐린증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년 내 연간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

네반 찰스 엘람 레졸루트 최고경영자(CEO, 오른쪽)과 브라이언 로버트 레졸루트 최고의학책임자(CMO, 왼쪽)이 24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임상 3상 진행 유일…2027년 상용화

네반 찰스 엘람 레졸루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레졸루트는 2010년 설립된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으로 희귀, 대사 질환 관련 혁신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레졸루트는 한독의 관계사이기도 하다. 한독(002390)은 자회사 제넥신과 2019년 2500만달러(당시 약 280억원)를 공동투자(50대 50)해 지분 총 5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독은 레졸루트 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쌓은 바이오의약품 개발 경험을 확보하고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였다. 한독은 레졸루트의 기업 가치 상승에 따라 보유 지분 가치도 덩달아 오르는 일거양득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레졸루트는 2020년 4100만달러(약 47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뒤 같은 해 11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블랙스톤(Blackstone)을 비롯해 △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 카우푸만(Federated Hermes Kaufmann) △ 서베이어 캐피탈(Surveyor Capital) △피브이에프 파트너스(BVF Partners)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이후 글로벌 투자사들의 추가 투자유치가 이뤄지면서 한독은 현재 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레졸루트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RZ358이 꼽힌다. 선천성 고인슐린혈증이란 2만 5000~5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을 말한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치료제는 단 1개 품목이 있지만 치료 반응률이 낮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른 미충족 의료수요가 많은 상황으로 레졸루트가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허가 이외의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부작용을 감수하고 췌장을 절제하는 수술에 의존하고 있다. 주로 신생아 시기에 발병하는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심각하고 지속적인 저혈당을 일으킨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글로벌 선천성 고인슐린증 시장 규모는 2022년 1억 4640만달러(약 2100억원)로 추정된다.

RZ358은 2020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 소아질환 의약품(RPD)으로 지정받았다. RZ358은 지난해 10월 유럽의약청(EMA)로부터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를 위한 우선 심사대상 의약품(Priority Medicines, PRIME) 자격을 획득했다. RZ358은 지난 1월 영국 의약품·의료제품 규제청(MHRA)으로부터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RZ358은 2주에서 4주 간격으로 30ml 용량을 투여하는 주사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레졸루트는 △미국 △캐나다 △유럽 △중동 △동남아를 포함해 15개국 이상 국가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RZ358은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와 다른 방식으로 치료한다”며 “기존 치료제는 인슐린 생성을 막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이에 따라 유전적인 요인 또는 종양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인슐린증은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Z358은 인슐린 수용체 특정 부위에 작용하는 단일클론항체로 고인슐린증을 치료하기 위해 특별하게 설계됐다”며 “RZ358은 인슐린 수용체에 작용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RZ358은 유일하게 췌장 밖에서 작용하는 신약으로 계열 내 최초 약물로 개발되고 있다”며 “RZ358은 글로벌하게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유일한 신약이기도 하다. RZ358은 다양한 형태의 고인슐린증을 치료할 수 있는 최초의 약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구용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도 개발…“양쪽 눈 동시 치료”

실제 RZ358은 임상시험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레졸루트가 2022년 5월 미국 소아내분비학회(PES)에서 발표한 임상 2b상 결과를 살펴보면 RZ358 투여 시 중증 저혈당 발생까지의 시간과 저혈당 발생이 최대 75%까지 감소했다. RZ358은 심한 저혈당(50mg/dl 미만)에서 더 큰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네반 찰스 최고경영자는 “RZ358의 임상 2상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결과는 저혈당증을 개선하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는 점”이라며 “심각한 저혈당이 있게 되면 뇌 기능 문제 또는 발작이나 신경발달이 지연되는 등 또 다른 신경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 치료제의 경우 치료를 받는 어린이 40%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부작용 중 하나가 전신에 털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신의 털이 나면 어린의 얼굴의 형태를 바꿀 수 있고 폐동맥과 관련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RZ358은 이런 부작용이 없는 만큼 기존 치료제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말했다.

레졸루트는 내년 하반기 RZ358의 글로벌 임상 3상 탑라인(topline)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RZ358의 상용화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된다. 레졸루트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외에 종양 매개성 고인슐린증으로 적응증도 확대하고 있다.

그는 “RZ358은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출시할 예정”이라며 “한독은 레졸루트의 유일한 전략적 파트너인 만큼 한국에서 판매와 유통을 맡을 것이다. 다른 국가는 판매 계약 체결 등을 통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레졸루트는 경구용(먹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RZ402도 개발하고 있다. RZ402는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RZ402는 현재 주사제뿐인 시장에서 하루에 1번 복용하는 경구형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RZ402은 양쪽 눈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한독은 RZ402의 국내 판권도 보유하고 있다.

브라이언 로버트 레졸루트 최고의학책임자는 “기존 치료제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심한 눈에 먼저 주사를 한다”며 “양쪽 눈에 주사제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따로 실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RZ402은 경구형 치료제로 혈액으로 흡수돼 황반에도 작용하고 자연스럽게 두 눈 모두에 작용을 한다”며 “한쪽 눈이 더 심한 상태여도 둘 다 치료제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레졸루트는 신약 상용화를 통한 실적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네반 찰스 최고경영자는 “RZ358과 RZ402를 합쳐 수년 내에 2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레졸루트를 보는 시각을 바꿀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바이오벤처가 한국에 전략적 파트너를 둔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한독은 레졸루트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으며 좋은 동반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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