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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발생 초기만 해도 피해자는 살아있었고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다. 비교적 상세하게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며 성폭행 위기의 긴박한 상황임을 알렸다.
그러나 오원춘이 잡힌 건 그로부터 13시간이 지나서다. 그 사이 오원춘은 A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했다. 그리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시신을 365점으로 도려내 이를 비닐봉지 14개에 나눠 담았다.
경찰은 당초 오원춘을 13시간 만에 검거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사건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범행 방법이나 피해 내용 등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 전화가 15초에 불과해 구체적인 장소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 내용이 알려지며 경찰의 미흡한 초기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1분 20초 분량의 신고 녹취록을 공개하며 사태를 수습하고자 했으나 언론을 통해 7분 36초 분량의 전체 녹취록이 확인돼 여론이 들끓었다. 경찰이 공개한 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점은 모조리 제외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녹취록에는 A씨가 위치를 알렸음에도 경찰이 더 구체적인 위치를 되묻는 점, 고통스러워하는 A씨 육성 등이 담겨 있었다. 또 이를 듣던 경찰 직원이 “부부 싸움 같은데”라고 말하거나 심지어 전화를 먼저 끊은 정황까지 고스란히 포착됐다.
이 사건으로 조현오 경찰청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경찰관을 포함해 경찰 조직원 11명이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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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춘은 피해자의 장기는 훼손하지 않고 살점만 수백 토막으로 도려냈다. 또 성관계를 제안하고 성폭행의 위기가 있었지만 정작 강간은 하지 않았다.
유족 측은 그가 인육 제공의 고의가 있었을 것이라 주장했고 1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오원춘은 인육을 제공할 목적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2심은 “인육제공 목적이 합리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이 사회의 유지존립과 도저히 양립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이를 확정하며 오원춘은 경북 북부 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함께 수감됐다가 출소한 재소자들의 말을 빌려 “매일 자신의 독거실에서 피해 여성을 위해 108배를 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