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개발사인 유바이오로직스(206650)는 주력 품목인 경구용 콜레라백신 매출 증대를 발판으로 5년간 연 평균 30%의 매출 성장을 자신한다. 3년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흑자전환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균 백신 플랫폼 기술, 바이러스 백신 플랫폼 기술을 모두 보유한 이 회사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백신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2년 내 프리미엄 백신도 선보이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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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백신 공공시장의 유일한 공급사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실적으로 연결기준 매출 554억7000만원, 영업손실 2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판관비 증가로 당초 목표했던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매출은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같은 기간 67%가량 줄어들었다.
2010년 설립, 2017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유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매년 30%씩의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유바이오로직스의 전체 매출 중 90%를 넘는 경구용 콜레라백신 ‘유비콜-플러스’의 성장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경쟁사였던 인도 샨타바이오텍이 콜레라백신 시장에서 철수, 공공시장의 유일한 플레이어가 된 것이 유바이오로직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샨타바이오텍의 ‘샨콜’ 생산 중단 이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원재료, 인건비, 물류비 등 전반적인 생산비용의 상승을 감안해 유비콜-플러스의 단가를 20%가량 높이는 데 합의한 상태다. 지난해 유비콜-플러스의 평균 단가는 약 1.4달러 수준이었지만 인상률이 적용되면 평균 단가는 1.7달러 정도로 높아지게 된다. 이 인상폭은 당장 올해 공급분부터 적용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유비콜-플러스 공장 증설효과도 실적에 반영된다. 최대 생산량(Full CAPA)으로 공장이 가동될 경우 금액으로는 1200억원어치, 물량으로는 6600만 도즈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상기후 탓에 아프리카 등 중저소득국은 물론 한동안 콜레라가 발견되지 않았던 나라들에서도 콜레라가 발생하면서 당분간 콜레라 공공시장은 그 규모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밖에 오는 2025년 장티푸스 백신, 뒤이어 수막구균 백신을 출시함으로써 공공시장 진출을 통해 제2, 제3의 유비콜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추가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매출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SV·대상포진 백신으로 미국 시장 간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콜레라백신을 비롯한 공공백신 외 장기적으로 회사의 또 다른 한 축이 될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바이오텍인 팝바이오테크놀로지와 설립한 합작법인(JV)이 전초기지다. 이곳에서는 호흡기세포융합(RSV)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 알츠하이머 백신을 개발하게 된다. 특히 RSV와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올 연말까지 비임상 효능시험 및 독성시험을 마치고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프리미엄 백신은 미국과 유럽 시장의 성인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단가가 높게 형성되므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백신회사들이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백 대표는 “정부과제를 통해 RSV 백신을 직접 개발 중이며 현재 비임상 효능시험까지 마친 상태”라며 “진행 중인 비임상 독성시험을 3분기까지 마치고 4분기 중 임상 1상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다. 대상포진 백신도 연말까지 비임상 독성시험을 마치고 임상 1상 IND를 신청하겠다”고 했다.
펩타이드 기반 알츠하이머 백신의 경우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다. 백 대표는 “팝바이오텍에서 기초연구를 했고 효력시험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상반기 중 백신을 주사한 알츠하이머 질병 질환 모델 마우스로 인지능 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항체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인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에 210억원을 투자한 바이오노트,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관계사인 동물용 진단기기 업체로 현재 유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다. 백 대표는 “유바이오로직스는 동물세포 배양시설과 위탁생산(CMO) 능력을 갖추고 있어 바이오노트와의 협업 기회가 많다”며 “제조전문기업으로서의 유바이오로직스가 연구개발 전문기업과 유통전문기업 등과 한 데 묶여 전체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