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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원 인트론바이오(048530) 대표이사 부사장은 16일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 날 윤 부사장은 SAL200의 기술이전 재추진에 대해 크게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자신감은 인트론바이오가 자체적으로 벌어들여 확보한 자금력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형제간 밸런스 경영…캐시카우 사업 기반 신약개발 투자
인트론바이오는 국내 신약개발사로서는 드물게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온 회사다. 인트론바이오는 형제 관계인 창립자 윤성준 대표(69년생)와 윤 부사장(71년생)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또한 윤 대표와 윤 부사장이 각각 신약사업과 수익사업을 나눠서 하는 ‘밸런스 경영’이 특징이다.
인트론바이오는 윤 대표가 전세금을 빼 회사 설립에 보탰을 정도로 자금난이 심각했던 회사다. 인트론바이오가 이러한 자금난에서 벗어난 데에는 윤 부사장의 합류가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서울대 동물자원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의대 암 연구센터에서 근무하다 1999년 인트론바이오를 설립했다. 서울대 고분자학과를 졸업한 윤 부사장은 2000년 12월 과장 직급으로 인트론바이오에 입사해 2014년 대표이사 부사장 자리에 올라 현재는 재무·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인트론바이오는 수익사업으로 분자진단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윤 부사장은 “신약개발을 잘 하려면 지속성이 있는 사업을 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선택한 게 분자진단사업이었다”며 “다른 신약개발사보다는 매출이 발생하고 결손금을 줄이게 하는데 (해당 사업이) 많이 기여했다”고 말했다.
분자진단사업은 2011년 인트론바이오가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뒀을 때도 도움이 됐던 효자 사업이다. 인트론바이오는 2009년 LG생명과학과 신종플루 분자진단시약을 공동개발해 납품하면서 2008년 800만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1년 만에 1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후에도 인트론바이오는 캐시카우 사업으로 분자진단 사업을 유지해 왔다. 해당 사업의 영업마케팅과 기술 개발을 지속해오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다른 바이오기업에서 인트론바이오의 원재료 공급을 요청해왔다. 덕분에 인트론바이오는 최근 3년간 호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인트론바이오는 매출액은 2019년 84억원→2020년 454억원→2021년 293억원이었다. 영업손익은 2019년 -44억원→2020년 157억원→2021년 10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020~2021년 영업이익률은 34%로 집계됐다.
인트론바이오는 최근 2~3년간 코로나19 분자진단 사업으로 성장했던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노력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윤 부사장은 “인트론바이오는 분자진단회사가 아니고 신약개발사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진단사업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최소한의 투자만 하면서 대응하자는 방향이었고, 이는 잘 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이후 또 다른 팬데믹이 창궐할 때를 대비한 투자는 진행했다. 인트론바이오는 2020년 3월 분자진단키트 생산시설을 확장 구축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얻은 수익을 신약에 투자하고 일부분은 DR 파트에 재투자해서 GMP 시설을 확충하거나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며 “분자진단 관련 인허가를 구축해 또 다른 팬데믹이 창궐할 때에는 준비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미리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SAL200 재기술이전 통해 더 높은 신약가치 인정받을 것”
이렇게 벌어들인 자금은 인트론바이오 신약개발 사업의 든든한 원동력이 됐다. 인트론바이오의 올해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565억원)을 포함해 933억원에 이른다. 인트론바이오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다른 바이오벤처들과 달리 당분간 외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 전혀 없다.
인트론바이오가 올해 6월 핵심 파이프라인인 SAL200의 재기술이전을 노리면서도 비교적 여유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 부사장은 “인트론바이오는 현재 먹고 살 것(수익 사업)도 있고, 엔도리신도 있고, SAL200 LO를 재추진하면 이에 따른 계약금도 들어올 것이고, 현금도 1200억원 이상(유동자산 3분기 말 기준 1214억원) 있으니 큰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인트론바이오는 2018년 11월 스위스 로이반트와 체결한 9억달러(약 1조1500억원) 규모의 SAL200 기술이전 계약이 지난 6월 파기됐다. 로이반트는 SAL200 개발사로 자회사 라이소반트를 설립해 연구개발을 지속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인트론바이오는 SAL200가 기술이전 당시 초기 임상 단계였지만 이제 FDA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는데다 4년간 수백억원을 투자 받으면서 쌓인 데이터를 포함하면 자산가치가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기술반환의 원인은 기술력 문제라기보다는 로이반트의 정책 변화 문제였기 때문에 신약가치에 손상은 없다는 게 윤 부사장의 진단이다. 로이반트는 지난해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6개 파이프라인의 개발 중단을 결정했는데 여기에 SAL200이 포함됐다.
윤 부사장은 “인트론바이오가 SAL200 임상을 직접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퀘스천(의문)이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미국 임상을 진행할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대신 해당 임상을 진행할 파트너사를 찾고 있으며, 다수의 글로벌 업체와 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인트론바이오의 꿈…파지리아러스 통해 면역시스템 조절
아울러 인트론바이오 본연의 신약개발 사업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인트론바이오 신약개발 사업에서 메인이 되는 것은 박테리오파지 플랫폼 기술이다.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세균을 잡아먹어 죽이는 바이러스로 인트론바이오의 주력 연구 분야다. 인트론바이오는 박티리오파지가 세균을 죽일 때 분비하는 ‘엔도리신’이라는 물질을 활용해 SAL200을 개발했다. 이러한 엔도리신을 개량하는 기술을 ‘잇트리신’ 기술이라 칭한다.
궁극적으로는 ‘파지리아러스(PHAGERIARUS®)’를 통해 면역시스템의 온오프 스위치(On&Off switch)와 같은 인간의 몸 전체의 면역을 조절할 수 있는 면역 치료 신약을 만드는 게 인트론바이오의 꿈이다.
파지리아러스는 세균,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를 합성한 용어로 박테리오파지와 바이러스만 합성한 ‘파지러스(PHAGERUS®)’에서 더 나아간 용어다. 인트론바이오는 파지러스 기술을 통해 세균을 잡아먹는 박테리오파지의 특성을 확대 적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파지러스와 관련해서는 항바이러스제와 백신 제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윤 부사장은 “인트론바이오는 어떤 박테리오파지를 넣느냐에 따라 면역을 온오프시키는 이뮨레귤레이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2~3년에 걸쳐서 연구를 진행해 2024년 쯤에는 인트론바이오가 관련 이론을 제시하거나 결과물로 파이프라인을 도출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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