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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멥신, 장기수익사업으로 CRO 추진…적자탈피 가능할까

나은경 기자I 2022.08.17 07:50:05

자금조달 난항에 CDMO→CRO로 노선변경
제넨바이오·헬릭스미스도 뛰어든 CRO 사업
시장성 확실하지만 진입장벽 높은 것은 단점
파멥신 “다양한 사업모델 구상 중…구체화된 것 없어”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단일·이중·다중항체 신약개발사인 파멥신(208340)이 장기수익사업으로 임상시험수탁기관(CRO)사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에 의존하는 적자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두개 선두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는 CRO 시장 특성 때문에 수익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파멥신은 오는 2030년 CRO로 장기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기 성장전략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CRO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파멥신 IR 자료(자료=파멥신)


파멥신은 지난해 말까지 기업설명회(IR)에서 수익사업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을 감안해 CRO 사업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고 까다로운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CDMO 사업에 비하면 CRO 사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뚜렷한 기술이전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투심약화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파멥신이 여러 방면으로 수익사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로 코스닥 상장 5년차인 파멥신은 자금조달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연내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PMC-309’와 습성황반변성·당뇨성망막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PMC-403’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 각각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에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 ‘PMC-402’도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필요한 자금은 많은 반면 자금조달은 쉽지 않다. 지난달 파멥신은 결국 3년간 진행해온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제 후보물질인 ‘TTAC-0001’(올린베시맙)의 호주·미국 임상 2상도 조기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임상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돼 임상 장기화가 회사 경영에 부담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됐다”며 “올린베시맙-키트루다 병용임상진행 가속화를 위해 단독임상은 조기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파이프라인들의 임상 진행상황상 연내 기술이전 성과를 내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회사측은 올린베시맙-키트루다 병용임상 2상 결과가 나오고 PMC-309, PMC-402, PMC-403의 임상 1상 중간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기술이전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게시된 임상계획에 따르면 올린베시맙-키트루다 병용임상 2상은 2026년께 종료될 예정이다. 나머지 세 파이프라인도 아직 임상 1상을 개시하지 않아 기술이전 논의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멥신이 신약개발 외 다른 수익모델을 찾는 이유지만 CRO 사업도 쉽지는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CRO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빅5 병원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모여있고 의료수준도 높아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도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CRO 사업의 시장성은 확실하다”면서도 “국내에서도 전체 점유율의 절반 이상인 1·2·3위를 글로벌 CRO들이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제넨바이오, 헬릭스미스도 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수익사업으로 CRO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 역시 동물 CRO에 한정돼 있다. 일반 CRO보다는 덜 하지만 동물 CRO도 선두기업들의 벽이 높은 것은 마찬가지다.

한편 구체적인 CRO 사업 계획에 대한 질문에 파멥신 관계자는 “현재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테스트 중인 상황”이라며 “CRO 사업과 관련해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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