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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용 저온 플라즈마 멸균기, ‘스터링크’로 스타트
플라즈맵은 2015년 임유봉 대표가 KAIST 물리학과 박사과정을 밟던 중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그는 KAIST 물리학과 학사 졸업 후 2008년 미국 퍼듀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10년부터 3년간 LG와 한화에서 플라즈마를 활용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을 두루 연구한 바 있다.
임 대표는 “박사 때 인공위성의 플라즈마 엔진을 연구하던 중 바이오 플라즈마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현재 우리의 주력제품을 구성하는 바이오용 대기압 플라즈마 기술과 이를 활용한 표면 처리 후 활성화 관련 기초 기술을 연구실에서 가져와 교내 창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저온 플라즈마 멸균기인 ‘스터링크’(STERLINK)는 회사 설립 후 개발부터 첫 출시까지 약 2년 반 만에 완성했다. 임 대표는 “병원에서 쓰는 수술도구 등 수많은 물품이 멸균을 거쳐야 하는 데 고온 증기 방식의 대형멸균기가 사용됐다”며 “시간이 수시간 이상 오래 걸리고 일부 플라스틱 제품 등은 열손상을 받을 수 있는 문제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스터링크는 약 70㎏의 소형 멸균기와 멸균할 제품을 넣는 소모품인 ‘스터팩’으로 구성된다. 55도 이하의 저온에서 7분 만에 멸균을 완성한다. 임 대표는 “멸균하는데 1시간 가량 걸리는 동종 소형 제품과 달리 스터팩 안으로 멸균제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을 최초로 도입해 멸균 속도를 크게 단축했다”며 “멸균 후에도 팩이 밀봉돼 있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달리 현장에서 쓰일 때까지 추가 오염 문제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스터링크를 2등급 의료기기로 품목 허가했다. 특히 미국 외 국가 업체 제품 및 소형 플라즈마 멸균기로는 최초로 스터링크가 FDA의 허가를 받은 것이었다. 회사 측은 스터링크에 대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2017년), 유럽(2018년) 등의 품목허가도 두루 확보해, 현재 53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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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임플란트까지, 두 번째 사업 모델도 시장 안착 성공
플라즈맵은 2020년 설립 초기 가지고 있던 ‘표면 활성을 위한 플라즈마 처리(표면 처리)’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세계 멸균기 시장(약 3조원)보다 약 16배 큰 임플란트와 인공관절 등의 표면 처리 시장(약 55조원)에 뛰어들기 위해서였다.
임 대표는 “반도체나 이차 전지 등의 증착 공정에서 표면 위 불순물을 없애는 플라즈마 처리 기술이 두루 쓰인다”며 “우리가 학교에서부터 가져온 플라즈마 표면 처리 기술도 초창기에는 2차전지 내부에 들어가는 분리막의 불순물을 없애는 데 활용했다. 지금도 LG 등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즈맵은 약 1년간의 연구 끝에 표면활성 처리기 ‘액티링크’(ACTILINK)를 개발해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기기는 약 1분 만에 불순물을 최대 90%까지 제거한다.
임 대표는 “임플란트나 인공관절 등을 구성하는 물질인 티타늄 표면의 불순물을 플라스마로 제거하면 이식 후 생체적합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경쟁사의 최고가 프리미엄 표면 처리기가 약 80% 내외로 불순물을 없애는 것과 비교할 때 우리 기술력이 빠르고 효과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한 스터링크(48억원)와 액티링크(15억원) 등을 통해 지난해 총 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임 대표는 “지난해 매출은 2020년보다 2배 이상 많아졌고, 올해는 미국 글로벌 V사나 국내 코렌텍(104540) 등과 여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약 200억원의 매출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플라즈맵은 현재 엘엔씨바이오와 함께 성형 또는 의료 용도로 활용한 이식용 피부 조직의 표면을 처리하는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임 대표 “피부 자극 처리용 플라즈마 의료기기를 내년 중으로 개발 및 일부 국가에서 인증까지 완료해 세 번째 사업 모델로 삼으려고 계획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