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대해부]②30조 시장 정조준...K-파킨슨 치료제 현실화↑

송영두 기자I 2022.03.21 11:31:57

퇴행성 뇌질환 시장 2026년 238억 달러 전망
NLY01, 세계 최초 GLP-1 신경염증 억제 기전
내년 상반기 글로벌 2상 결과 발표
글로벌 톱10 제약사와 기술이전 논의
기술이전 시 국내 최대 규모 전망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디앤디파마텍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시장 전망은 밝다. 2016년 61억 달러에서 2026년 238억 달러(약 3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젠이 지난해 아두헬름이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내놨지만 유효성과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이 단 30만 달러에 그치는 등 실적이 신통치 않다.

회사 측은 미국 보건의료시스템 메디케어의 보험급여 결정이 확정되면 매출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메디케어 측은 추가 임상시험을 요구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초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아두헬름의 등장은 많은 기대감을 안겨줬지만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기전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디앤디파마텍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아닌 뇌염증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디앤디파마텍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NLY01은 내년 중 성과가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 파킨슨 치료제 2상 결과가 내년 발표되기 때문이다. 한국인 최초 GSK 북미법인 대표를 역임하고 지난해 디앤디파마텍에 합류한 홍유석 대표는 NLY01의 높은 잠재력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홍 대표는 “파킨슨 치료제 임상 2상은 시작 직후 코로나가 터졌지만 순조롭게 환자 모집이 이뤄졌다. 미국, 캐나다에서 70여개 이상 병원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 기존에 없던 GLP-1 제제인 엑세나타이드를 베이스로 한 치료제다 보니 글로벌 톱10 제약사들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료=디앤디파마텍)


디앤디파마텍은 세계 최초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신경염증 억제 기전을 밝혀냈다. 디앤디파마텍 창업 멤버이자 퇴행성 뇌질환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테드 도슨 교수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이 GLP-1의 신경염증 억제 기전을 2017년 네이처 논문에 발표했다. 그리고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제제 엑세나타이드(exenatide)를 변형시켜 파킨슨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NLY01을 개발했다. 현재 엑세나타이드를 베이스로 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사는 노보노디스크와 디앤디파마텍 뿐이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NLY01은 엑세나타이드의 ‘C-terminal’에 시스테인을 하나 더 붙인 후 페길화(PEGylation)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반감기를 늘린 형태의 물질이다. 병적인 미세아교세포 활성화와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해 신경세포를 보호해 뇌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기전”이라며 “엑세나타이드는 파킨슨병에 대한 임상 2상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장기 처방 받은 환자그룹에서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리얼 월드 데이터(실사용데이터)가 보고되고 있는 것도 디앤디파마텍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트루벤 보험청구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가 2년 이상 GLP-1 계열 당뇨약으로 치료한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31%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덴마크 노르아젤란드대학병원 캐롤린 뇌르고르 박사 연구팀은 GLP-1 계열 약물이 퇴행성 뇌질환 위험을 줄여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현재 파킨슨 치료제 글로벌 임상 2상 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글로벌 임상 2b상을 올해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임상시험이 대규모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파킨슨 임상 2상은 2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해 세계 상위 12% 수준의 규모다. 올해 예정된 알츠하이머 임상 2상은 518명으로 세계 상위 5% 안에 드는 규모다. 경쟁자인 노보노디스크 치료제 보다도 약 효능을 지속하는 반감기가 길다는 장점도 있다.

이 대표는 “NLY01의 임상 성공 기준이 되는 엔드포인트는 바이오마커에 따른 간접 지표가 아닌 환자의 인지기능 향상을 직접적으로 입증하는 지표들로 설정돼 있다. NLY01의 데이터가 성공적으로 확보된다면 아두헬름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임상 2상이 마무리되면 기술수출을 할 예정이다. 그 규모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감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