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인 ‘근육긴장 이상증’ 투병 중인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51)의 수술 후 근황이 공개됐습니다. 굽은 등과 90도로 꺾인 목,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야만 했던 이 선수는 이전보다 훨씬 호전된 상태였습니다. 트랙을 누비며 많은 이들에 감동을 선사했던 이 선수였기에 그의 쾌차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줄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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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 출신인 이 선수의 근황이 담긴 사진을 잇달아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6일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선수는 6월 7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척추 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후 현재 수원에 있는 병원에서 재활 중이어서 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과 함께 (병원에) 다녀왔다”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 이 선수는 환자복 차림으로 박 시장과 한 회장의 손을 잡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고 서 있는 이 선수는 전 모습과 달리 허리와 목 등을 편 모습이었습니다.
박 시장은 “(이 선수의) 수술 경과가 좋아서 허리·머리에 있던 통증이 사라졌다”며 “이 선수에게 천안 시민분들의 안부와 격려 말씀을 전하고, 앞으로 개최할 ‘이봉주 기념 마라톤’ 코스도 설계해 보라며 격려하고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9일엔 수술 후 허리를 꼿꼿이 펴고 병실을 걷는 이 선수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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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이 선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돼서 근육 경련이 멈춘다면 30분이라도 제 발로 한 번 운동장을 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술 후 어머니를 먼저 찾아뵙고 그다음에 도움 주신 분들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했습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후 병실로 올라온 그는 근육 경련이 멈춘 느낌을 전했고, 수술 다음 날 아침엔 “경과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떨리는 것도 거의 다 잡혔다. 의사 선생님도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니까 회복만 잘하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많은 분이 걱정을 해주셔서 수술 잘 받았다. 앞으로 잘 회복해서 제가 달리는 모습을 또 보여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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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는 1996년 제26회 애틀란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등 많은 국제대회에서 수상했으며, 2009년 대전 전국체전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은퇴했습니다. 은퇴 후 채널A ‘불멸의 국가대표’, tvN ‘둥지탈출3’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비췄습니다.
그러나 지난 1월 JTBC ‘뭉쳐야 찬다’ 사이판 전지훈련 촬영 도중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걱정을 샀습니다. 당시 병명도 알 수 없었고, 1년이 지나서야 근육긴장 이상증이라는 병명을 진단받았습니다.
‘근육긴장 이상증’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이 꼬이거나 목이 뒤틀리면서 돌아가는 등 통증을 동반한 근육 이상이 나타나는 난치병입니다.
지난 3월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건강 상태가 악화한 이 선수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자아냈습니다. 그는 목이 앞으로 90도 정도 꺾이고 허리가 잔뜩 굽은 모습으로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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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는 난치병 진단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뛰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는 수술을 한 달 앞둔 지난 5월에는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인생 첫 육상 스승인 복진경 코치님을 찾아 ‘다시 뛸 힘을 얻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35년 만에 스승과 재회한 이 선수는 “한 시간만이라도 제대로 한 번 뛰어봤으면 좋겠다. 그게 내 소원”이라며 “뛰는 방법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코치님에게 힘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언젠가 트랙에 다시 설 날을 위해 병마와 꿋꿋이 맞서 싸우고 있는 이 선수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누리꾼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병마와 싸우는 모습이 멋지다”, “트랙을 뛰는 모습을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다” 등의 댓글로 이 선수를 응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