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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민 KAIST교수, 단백질 분해복합체 3차원구조 규명

김혜미 기자I 2013.05.06 02:00:00

국내 최초로 전자현미경 이용 단백질 구조 분석
항암제·면역치료제 등 신약개발에 활용될 듯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세포 내 단백질 분해를 담당하는 프로테아좀(proteasome) 복합체의 고해상도 구조가 국내 연구자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호민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세포 내 단백질 분해를 담당하는 프로테아좀 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국내에서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단백질 구조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얼려진 상태의 단백질 샘플(프로테아좀 복합체) 사진(KAIST 제공)
프로테아좀 복합체는 폐기물 처리시설처럼 체내의 필요없는 단백질들을 적절한 시기에 없애주는 단백질 분해 복합체다. 우리 몸은 단백질의 생성과 소멸을 통해 세포 내 여러가지 작용을 조절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프로테아좀 복합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알츠하이머 등의 퇴행성 뇌질환이나 암, 면역질환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벨케이드(Velcade)는 프로테아좀의 기능을 억제,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항암제다.

그러나 프로테아좀 복합체는 30개 이상의 단백질이 모여있어 크기가 매우 크고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기능을 이해하기 위한 3차원 구조 분석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연구팀은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 안에 얼려진 단백질 샘플을 넣고 수백 장의 사진을 찍은 뒤, 여러 각도에서 찍힌 단백질 사진을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해 프로테아좀 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단백질 구조분석기술인 단백질 결정학 기술을 주로 이용해 왔다.

연구팀이 사용한 기술을 이용하면 단백질 결정학 기술보다 적은 단백질 샘플로 분석이 가능하고, 보통 단백질 크기보다 100배 가량 큰 단백질 복합체나 바이러스 분석이 용이하다.

김 교수는 “프로테아좀 복합체의 3차원 구조 규명은 생체 내 단백질 소멸 조절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활용한 항암제나 면역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김 교수가 미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부터 수행했으며, 이판 쳉(Yifan Cheng) 교수 지도로 하버드대 및 콜로라도대와 공동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5월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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