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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매각을 추진하는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산은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지난 5년간 2024년 5108억원, 2023년 2950억원, 2022년 3673억원, 2021년 3145억원, 2020년 4586억원 수준이었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매각액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든 수치다”며 “매년 한두 차례 정도 부실채권을 매각해왔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7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41억원을 매각한 것에 비해 5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중소기업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행으로선 고금리와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은 주요 중소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지난해 4분기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각각 4조 2000억원, 1조 2000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한 여신으로 통상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금융사는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을 장부상에서 지워버리는 ‘상각’이나 헐값에 넘기는 ‘매각’을 통해 부실채권 비율을 낮춘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국책은행의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30%, 0.60%다.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 평균이 0.27%인 것을 고려하면 건전성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상황이다.
산은과 기은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불확실한 국내외 산업 환경으로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시장 경쟁도 심화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 압력까지 더해져 기업 경영이 악화할 수 있어 부실채권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여파로 부실채권이 늘어난 상황에서 미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 등이 더해져 기업의 경영상황이 불안정하다”며 “산은과 기은이 처리해야 할 부실채권도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