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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서 주씨의 아내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A씨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저희에게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1심에서 피고인 측이 내세운 무죄 주장의 근거였다”며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는 이렇게 가르쳐야 알아듣는다’ ‘이 아이의 지능으로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은 학대가 아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저의 아이는 하루에도 열 몇 번씩 바지를 버리며 배변 실수를 했고 불안, 강박증세로 사람을 피하려 했다. 그걸 보는 부모의 마음은 지옥이었다”며 “그저 말하지 못하는 아이를 지키고 원인을 찾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몰래 녹음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녹음파일을 열어보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그 시간 속에는 그 상황을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괴로움이 있었다”며 “녹음하기 전 주변 부모에게 물어봐야 했다, 교사와 상담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장애아동이 처한 현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며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주씨의 아내는 “저희 가족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론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당신 집으로 장애인 죽이러 가겠다’는 살해협박까지도 받게 됐고, 아이 아버지는 모든 일이 끊겼다”고 호소했다.
또 “아이는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장애 혐오 시선은 수많은 장애 아동 부모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피해 아동의 입장을 깊이 헤아려주시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A씨에 대해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0월과 취업제한 3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 아동에 대해 정서적 학대를 가한 사항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함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 아동의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없고,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22년 9월 당시 9살이던 주씨의 아들에 “버릇이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아유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정말 싫어”라고 말해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시 주씨의 아내는 아들의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냈고, 해당 녹음을 얻게 되어 ‘몰래 한 녹음을 증거로 쓸 수 있는가’가 재판에서 쟁점이 됐다. 앞서 1심에서는 녹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A씨에 벌금 200만원의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에 A씨와 검찰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13일 오후 2시 50분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