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계 빅2로 꼽히는 양사가 수소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이유는 건설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인 PwC 코리아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시장은 올해 295조 9600억원(2014억달러)에서 5년 뒤인 2030년에는 359조 8800억원(2449억달러), 2040년에는 487조 8700억원(3320억달러), 2050년에는 615조 7600억원(4190억달러) 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건설사들은 수소플랜트에 있어 기존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역량, 에너지 사업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한국남부발전과 손을 잡고 강원도 삼척시에 수소화합물 저장과 하역·송출할 수 있는 약 1400억원 규모의 ‘국내 첫 수소화합물 혼소(혼합 연소) 발전 인프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오는 2027년 7월까지 삼척종합발전단지 부지에 혼소발전을 위한 3만t급 규모 수소화합물을 저장하는 저장탱크 1기와 하역, 송출설비 등을 구축한다.
앞서 삼성물산은 경북 김천에 오프그리드(Off-grid) 태양광발전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 청정 에너지원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프그리드는 외부에서 전기나 가스 등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 직접 수소 등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지난해 8월 호주 청정에너지 기업과 그린수소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오만 남부 도시 살랄라의 연 100만t(톤)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E&A는 글로벌 수소기업 넬의 지분 9.1%를 476억원에 인수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전북 부안에서 착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수전해 수소생산설비(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는 올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완공되면 하루 1t 이상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경북 울주 원전연계 수전해 실증을 2028년을 목표로, 제주 수전해 플랜트는 내년 3분기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나라 밖에서는 사우디 블루암모니아 플랜트, 남호주 그린수소 생산사업 개발을 각각 입찰, 착수 준비 중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경기를 타는 산업이다”면서 “지금과 같은 불황기를 상쇄할 수 있는 사업다각화, 특히 기존 건설과의 연관성이 있는 사업다각화로 건설사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