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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M&A’에 웃지 못하는 롯데케미칼…에너지머티리얼즈 영업권 손상

이건엄 기자I 2025.04.01 17:35:38

[마켓인]
지난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영업권 손상차손 3658억원
전기차 캐즘 따른 수익 둔화 영향…인수가 ‘고평가’ 불가피
인수 당시 시장서 우려…가장 불확실성 큰 M&A로 꼽히기도
이차전지 업황 회복 지연에 추가 손상차손 관측에 힘 실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 인수가 결국 독이 되는 모양새다. 막대한 차입 부담에도 불구하고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지불했지만, 기대했던 수익은커녕 3600억원이 넘는 손상차손만 발생하며 재무 부담만 가중됐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반등 역시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롯데케미칼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익산1공장 전경.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지난해말 기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현금창출단위에 배부한 영업권은 1조2925억원으로 전년 말 1조6583억원 대비 3658억원(22.1%) 감소했다.

즉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영업권에 대해 3658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셈이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전체 영업권에 대해 최종적으로 361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점을 고려하면 모든 손상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대한 영업권 손상차손 인식으로 롯데케미칼이 무리한 가격에 M&A를 진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에 따른 실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다소 과한 프리미엄을 적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앞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2023년 일진그룹으로부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영업권 1조6583억원을 반영해 총 2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실제 채권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당시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진행한 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서 전체 응답자 176명 중 56명(31.8%)이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지분 인수를 가장 우려가 큰 M&A 및 투자로 꼽았다.

세부적으로 크레딧 애널리스트(CA)가 31명, 채권매니저를 포함한 비CA가 25명이다. M&A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의 차입금 부담이 확대됐고, 롯데그룹 전반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시장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이차전지 업황 회복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펴낸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환경 규제 등이 완화되고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비용으로 작용해 배터리 전기차 수요는 기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차전지 시장이 연평균 30% 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기존 성장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산업연구원 측 설명이다.

이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현금창출능력에서도 잘 나타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8090억원에서 9023억원으로 11.5% 늘었지만 매출원가 비중이 91.4%에서 98.7%로 7.3%포인트(p) 상승하며 수익성을 갉아 먹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롯데케미칼의 부담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키고, 자본 유출로 이어져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인식 후 자본으로 유입된다.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어 자본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자본 대비 순차입금 비중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케미칼 입장에서 당기순손실 기록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비율은 35%로 전년말 19.5% 대비 15.5%p 상승했다. 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순차입금비율로 보는 2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여기에 차입금 부담도 확대 추세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9조7775억원으로 전년 말 6조1680억원 대비 58.5% 증가했다.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도 23%에서 29.2%로 6.2%p 상승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과정에서 1조3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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