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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국 의회예산처(CBO)의 ‘미 해군 함정 건조 계획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54년까지 30년간 집행될 미 해군 함정 발주 예산 규모는 약 1조660억달러(약 1500조원)로 연평균 358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미 해군 총 함대 수는 296척이다.
미국 정부는 해당 예산으로 2054년까지 함정 선대를 39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퇴역 함정까지 고려하면 향후 30년간 364척의 신조 인도가 이뤄져야 한다. 이 가운데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할 수 있는 미 함정 시장 규모는 약 1660억달러(약 240조원)이며 전체의 16%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이 건조 가능한 함정 선종에 대한 배정 예산액을 합산한 규모다. 미국의 전략 전술 자산인 10만톤(t) 이상 포드급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등은 생산 시설이 부족하고 건조 이력이 없어 우리나라 업체들의 수주 접근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과거 해당 선종 해외 수주와 건조 이력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의 향후 30년간 미 함정 수주 예상 규모는 332억~996억달러로 추정된다. 미국 내 건조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일본 등과 나누지 않고 우리나라가 전부 가져온다고 가정하면 해당 품목의 한국 점유율은 60%에 달하며 약 996억달러 수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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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국은 군함을 자국 조선소에서만 건조하게 하는 법(반스-톨레프슨 수정법)을 도입해 자국 조선업을 보호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회에서 미 해군 군함 건조를 동맹국에 맡길 수 있게 하는 ‘해군준비태세 보장법’, ‘미국을 위한 선박법’ 등이 발의되는 등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과의 조선 산업 기반 확대 정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사실상 군함을 건조할 능력을 갖춘 미국의 동맹국은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 과감한 현지 투자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는 이날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방산업체다. 해당 지분 외에도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이날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FIRB)에 오스탈에 대한 19.9% 지분 투자 관련 승인도 동시에 신청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4월 한화오션을 통해 오스탈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한화는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글로벌시장 확대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