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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사업장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49만9559대로, 판매량의 95%인 47만 4735대가 해외로 수출됐다. 이 중 미국으로 수출된 물량은 41만8792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량의 약 84%가 미국으로 향하며 미국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25%의 관세가 적용되면 한국GM은 이익을 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주요 차종은 2만달러대 초중반(3000만원 초중반대)으로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1대당 평균 가격을 30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단순 계산으로 25%의 관세를 매기면 1대당 750만원의 비용부담이 발생한다.
지난해 수출 물량인 42만대로 계산하면 3조원 이상의 금액을 관세에만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당초 ‘2028년까진 사업장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우리 정부와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한국GM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GM은 앞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여러 차례 해외 생산기지 철수를 결정해왔다. 2013년 호주,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17년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 매각 등의 방식으로 생산을 중단했고 한국에선 2018년 군산공장의 문을 닫았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한국GM 철수를 막기 위한 묘책은 없기 때문에 관세 비율을 낮춰 예외적용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해야 한단 입장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GM이 1년에 1조원 가량을 버는데, (관세 25% 부과를 안고) 출혈 판매를 하게 되면 2조원을 손해 보게 되는 셈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GM 본사가 나서서 관세를 대폭 낮추도록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곧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이 진행될 텐데 그 결과를 잘 지켜보면서 우리 정부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통해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