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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한봉지가 계란보다 비싸"…미국인들 간식 소비도 '뚝'

방성훈 기자I 2025.03.19 16:44:46

계란 12개 6달러에 캐나다·멕시코서 밀수하는데
브랜드 감자칩 한봉지 6.5달러…42% "간식 구매 줄여"
가격 올리며 봉지크기 줄인 ''꼼수''에 "PB로 갈아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인들이 도리토스, 골드피쉬, 호스티스 케이크 소비를 줄이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18일(현지시간)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다. 소소한 사치품(간식)조차 (가격을) 감당하기에 너무 비싸졌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열거된 제품들은 미국에서 이른바 ‘국민 과자’로 여겨지는 것들이다.

지난 1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식료품점에 ‘프리토 레이’ 브랜드의 클래식 감자칩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AFP)


시장조사업체 NIQ가 지난달 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2%가 “물가 상승으로 간식 구매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 회사의 크리스 코스탈기 부사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필수품이 아닌 제품들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한푼 한푼의 가치를 최대한 늘리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간식 소비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서카나 역시 지난달 23일까지 52주 동안 짭짤한 맛의 간식 구매와 달달한 맛의 쿠키 구매가 각각 0.3% 줄었다며 “소비자들이 항공 여행, 주택 리모델링, 의류 구매 등 대규모 지출을 줄이면서 간식 구매도 함께 줄였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향은 식품업체들의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펩시코, 캠벨, JM 스머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스낵 브랜드의 매출이 약세를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감자칩 브랜드 ‘프리토 레이’를 소유한 펩시코는 지난 분기 간식 소비가 3% 감소했다며 “짬짤한 맛(Salty)과 감칠맛(savory) 간식 카테고리가 전체 포장식품 산업보다 부진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높은 차입비용이 소비자 예산에 누적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골드피쉬’ 크래커와 ‘스나이더스 오브 하노버’ 프래즐 브랜드를 소유한 캠벨도 최근 분기에 간식 판매가 2% 감소했다며 “예상보다 약했다”고 전했다. ‘호스티스’ 케이크의 소유주인 JM 스머커 역시 “사람들이 최근 분기에 간식을 5% 덜 샀다. 더욱 신중해진 소비자들이 선택적으로 지출하면서 (간식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간식 가격이 식료품보다 더 빨리 오른 탓도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은 2021년 2월 이후 23% 상승한 반면, 칩 과자 가격은 29% 뛰었다. 지난달 16온스 감자칩 한 봉지 가격은 평균 6.50달러로 2021년 2월(5.05달러)보다 28.7% 올랐다.

최근 계란 12개 들이 가격이 평균 6달러 수준으로 치솟자 너무 비싸다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밀수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손이 가는 가격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식품업체들의 ‘꼼수’에 대한 반발 영향도 있다. CNN은 “소비자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도리토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 제품에서 월마트나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PB)로 갈아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봉지 크기를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에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불안정한 주식시장 등으로 소비지출이 더욱 둔화할 것이라고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증가에 그치며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CNN은 “2월 소매판매는 소비지출이 약화하고 있다는 불안한 신호였다. 이에 따라 미 경제가 둔화하고 어쩌면 경기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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