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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원 "첼로와 함께 한 50년, 마라톤 연주로 기념할 것"

장병호 기자I 2025.04.15 17:35:13

1975년 야노스 슈타커 공연 보며 첼리스트 결심
첼로 인생 50년 맞아 앨범 ''에코 오브 엘레지'' 발표
내달 27일 예술의전당서 ''콘체르토 마라톤'' 콘서트
"인류의 유산 클래식, 다음 세대 전하는 게 내 책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50년 전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의 독주회를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니버설뮤직)
첼리스트 양성원(58)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첼로와 처음 만났던 50년 전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1924~2013)의 공연을 이같이 회상했다. 당시 피아노를 배우던 만 7세 소년이었던 양성원은 세계적인 첼로 거장 슈타커의 공연을 본 뒤 첼리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양성원은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한 뒤 1986년 인디애나 대학교에 들어가 슈타커를 스승으로 모시게 됐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가 슈타커 선생님도 7세 때 첼로를 시작했다고 해서 나와 같다는 생각에 기뻐하기도 했다”며 “나에게 슈타커 선생님은 ‘아이돌’이었다”고 스승을 회고했다.

세계적인 첼로 거장을 따라 첼리스트가 된 소년 양성원은 이제 첼로 인생 50주년을 맞이한 한국 클래식계 거장이 됐다. 이를 기념해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를 통해 새 앨범 ‘에코 오브 엘레지’를 이날 발매했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과 피아노 오중주를 수록했다. 이날 간담회 또한 앨범 발매를 맞아 열렸다.

첼리스트 양성원의 새 앨범 ‘에코 오브 엘레지’ 커버. (사진=유니버설뮤직)
엘가 첼로 협주곡은 작곡가 엘가가 1919년 본인 지휘로 초연했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업해 의미를 더했다. 피아노 오중주는 피아니스트 박재홍,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과 임지영, 비올리스트 김상진 등 한국 클래식계를 이끌고 있는 후배 연주자들과 함께 녹음했다. 양성원은 “엘가가 작곡한 최고의 걸작들을 함께 담은 앨범”이라며 “피아노 오중주는 엘가가 세상을 떠날 때 들려달라고 했을 정도로 내면의 성찰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앨범 발매와 첼로 인생 5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공연도 연다. 윌슨 응이 지휘하는 수원시향과 함께 차이콥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엘가 첼로 협주곡,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한 번에 연주하기 어려운 대곡 3곡을 연달아 선보이는 무대로 ‘콘체르토 마라톤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양성원은 “그냥 마라톤을 뛸 걸 그랬다”며 “그동안 저를 도와준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어 준비한 공연이다”라고 말했다.

첼리스트 양성원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니버설뮤직)
이날 간담회에서 양성원은 “소크라테스가 그리스의 철학자가 아닌 인류의 철학자인 것처럼 클래식 또한 서양의 음악이 아닌 ‘우리의 음악’”이라는 음악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조성진, 임윤찬, 클라라 주미 강 등 한국의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인정받는 이유 또한 클래식이 바로 우리의 음악이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클래식은 우리에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인은 뛰어난 음악적 유전자, 바로 국악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의 피에 흐르는 국악의 유전자로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 클래식 시장을 점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음악 인생은 클래식의 유산을 다음 세대와 나누는 일에 쓸 계획이다. 양성원은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오래전부터 내려온 인류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이 나의 책무”라며 “다음 세대들이 훨씬 더 따뜻함을 느끼며 연주자라는 직업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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